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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18 15:12 수정 : 2017.01.18 21:45

<마음의 소리>. 한국방송 제공

단 5회만에 광고 수익만 20억원
넷플릭스, 중국 판매 등 더하면 더 커져
케이블·모바일에 밀리는 지상파 활로 개척
좋은 시간대 편성한 방송사 결단도 한몫

<마음의 소리>. 한국방송 제공
지난 6일 종영한 시트콤 <마음의 소리>가 <한국방송>(KBS)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마음의 소리>는 15분짜리 4회를 묶어 한회에 내보낸 5부작 미니 시트콤이다. 일반 드라마보다 적은 제작비로, 단 5회를 내보내 광고 수익만 20억원 넘게 벌어들였다. 1~4회는 본방과 재방의 광고가 모두 완판됐고, 5회는 3분의 2 정도가 판매됐다. 일반적으로 70분짜리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광고 수익은 본방송 완판 때 회당 3억5000만원, 재방송은 회당 1억5000만원 정도다. 여기에 넷플릭스 판매와 중국 소후닷컴 판매, 브이오디까지 합하면 <마음의 소리>가 단 5회만으로 벌어들인 수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장편 드라마도 광고 완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5회짜리 시트콤의 성과는 여러가지 의미를 지닌다. 웹으로 먼저 내보낸 뒤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지상파에서 방송하는 ‘모바일+지상파’ 협업이 성공하면서, 콘텐츠 시장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지상파에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티브이엔>(tvN)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케이블 피피(방송채널사용사업자) 광고수익은 2012년 1조5078억원에서 2016년 1조9459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지상파는 2012년 2조2304억원에서 2016년 1조6628억원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마음의 소리> 김호상 책임피디(시피)는 “웹과 지상파에서 모두 화제가 되고 수익성을 거뒀다는 것은 제2의 시도들이 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마음의 소리>는 소후닷컴에서 누적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고, 네이버 웹드라마 중에서 가장 많은 재생수(3895만, 18일 현재)를 기록했다

김병욱, 노도철을 이을 가능성 있는 시트콤 피디의 발견도 의미 있다. ‘차이나 머니’에만 침 흘리며 중국에서 먹힐 한류 스타 섭외에 치중하면서 내실이 망가진 드라마가 난무했다. <마음의 소리>는 작품을 잘 만드는 기본에 충실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정답도 제시했다. 짧은 시트콤이라 <한국방송> 내부에서 반신반의하는 시선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사 뒤 작품성을 보고 금요일 밤 11시라는 좋은 시간대에 편성한 방송사의 결단도 성과를 내는 데 한몫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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