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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25 14:00 수정 : 2017.01.25 14:13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소림사’ ‘주방장’ 이어 ‘뱃고동’ 30일 SBS 방송
‘주먹 쥐고’ 시리즈 명절 인기 프로 등극

흑산도서 정약전 ‘자산어보’ 재구성
“생태계 변화·어부 노고 전할게요”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명절만 되면 찾아오는 이 남자, 바로 김병만이다. 2014년 설 <주먹 쥐고 소림사>로 시작해, <주먹 쥐고 주방장>을 선보이더니 이번 설에도 어김없이 <주먹 쥐고 뱃고동>(에스비에스, 30일 월 오후 5시50분)으로 인사한다. 어느덧 ‘명절 맞춤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주먹 쥐고 시리즈’다. 소림사(9.7%)에 가도 주방(6.7%)에 가도 시청률은 그해 명절 특집 프로그램 중 1위. 시청자만 반기는 게 아니다. 김병만도 24일 <한겨레>와의 전화통화에서 “‘주먹 쥐고 시리즈’ 촬영은 늘 기다려지고 즐겁다”고 했다.

<주먹 쥐고 뱃고동>. 에스비에스 제공.
‘주먹 쥐고 시리즈’의 재미는 김병만의 묘기에 가까운 재주다. 소림사에서는 도인들도 놀란 물 위를 걷는 수상경공을 선보였고, 주방에서는 뱀도 쓱쓱 손질했다. <주먹 쥐고 뱃고동>에서는 어류도감을 쓴다. <주먹 쥐고 뱃고동>은 200년 전 조선 후기 정약전 선생이 쓴 어류도감인 <자산어보>를 바탕으로 현재 달라진 해양 환경과 어종들을 새롭게 기록하고 재구성한다. 김병만, 김종민, 육중완 등 출연자들이 직접 어류를 잡고 어획 방식을 알아보며 200년 전과 지금의 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한다. 김병만은 “생태계의 변화와 중국 어선의 침범 등으로 그때는 풍부했던 어류들이 지금은 많이 줄었다”고 아쉬워하며 “프로그램을 계기로 이런 현실을 돌아보고 어부들의 노고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실제 정약전이 자산어보를 썼다는 흑산도에서 1년 전인 지난해 1월 2박3일간 촬영했다. 이른 새벽, 찬바람을 뚫고 4시간 넘게 배를 타고 들어갔다. 소림사에서 30㎏ 모래주머니를 양발에 차고 했던 특훈은 차라리 낫다. 칼바람에 얼굴이 떨어져나갈 정도로 아팠지만, 함께 간 어부들의 응원을 에너지 삼아 견뎠다. 낚시도 못 한다는 그가 노래미, 홍어, 볼락 등을 잡았다. 달인은 달인이다. “서점도 잘 안 가던 제가 촬영 전에 갖가지 어류도감을 사서 읽으며 공부했어요. 이런 경험들이 <정글의 법칙>을 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주먹 쥐고’ 시리즈 1편 <주먹 쥐고 소림사>. 에스비에스 제공.
‘주먹 쥐고’ 시리즈 2편 <주먹 쥐고 주방장>. 프로그램 갈무리.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아 실제 달걀을 품어보기도 했다”는 김병만의 도전 디엔에이(DNA)에, <정글의 법칙>에서 전세계 오지를 누비며 몸으로 겪은 체험이 ‘주먹 쥐고 뱃고동’에서 발산됐다. 김병만은 ‘주먹 쥐고 시리즈’가 명절마다 찾아올 정도로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이 진짜로 땀 흘리는 모습을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우스갯소리로 난 방송을 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한다고 얘기해요. 다양한 것에 도전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모습이 리얼하게 담기는 프로그램이 좋아요.” 그는 “‘주먹 쥐고 시리즈’가 앞으로도 명절마다 방송되면 좋겠다”며 “할 수 있다면 <주먹 쥐고 뱃고동> 편을 좀 더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이번에는 흑산도를 했지만, 전국 해역을 돌면서 그곳의 어류도감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나도 배우고 시청자들도 배울 수 있는 교육적인 예능을 좋아한다”는 그는 명절마다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정작 그는 쉴 새 없다. 올해도 설 당일인 28일 <정글의 법칙> 촬영차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 간다. “2주 있다가 옵니다. 독자 여러분, 시청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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