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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28 20:15 수정 : 2017.07.28 20:27

[토요판]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드라마 <섬웨어 비트윈>

한국 드라마 리메이크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에이비시>(ABC)의 <섬웨어 비트윈> 첫 회가 공개됐다. 익히 알려진 대로 2014년 <에스비에스>(S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이보영, 조승우 주연 드라마 <신의 선물: 14일>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이미 <티브이엔>(tvN)의 <나인: 아홉번의 시간여행>이나 한국방송 <굿닥터>처럼 미국 리메이크 계약 사례가 있음에도, 방영사가 메이저 지상파 채널이라는 점과 이례적으로 파일럿 제작 없이 10부작 시리즈 전체를 편성했다는 점 때문에 유독 주목받은 리메이크였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드라마 역시 기대한 것보다 원작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그만큼 원작이 흥미롭다는 것을 새삼 증명한 셈이다.

로라 프라이스(폴라 패튼)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시사프로그램 프로듀서다. 요즘 그녀의 주요 관심사는 점점 자의식이 강해지고 있는 8살 딸 서리나(아리아 버치)를 지켜보는 것과 샌프란시스코를 넘어 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연쇄살인 사건이다. 이 두 가지 일에 접점이 생길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그녀에게 연쇄살인범이 딸을 납치했다는 충격적인 메시지가 전달된다. 서리나를 인질 삼은 범인은 강력범죄와의 전쟁을 벌이는 시정부에 경고를 보내고 시에서는 그럴수록 더욱 단호하게 범죄를 추방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결국 서리나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고 넋이 나간 로라는 딸이 발견된 호수에 몸을 던진다. 하지만 로라는 알 수 없는 힘에 의해 다시 깨어나고 자신이 서리나가 납치되기 직전의 시간으로 돌아왔음을 깨닫는다.

이 많은 정보가 들어 있는 첫 회의 줄거리가 그야말로 서막에 불과하다는 점, 그것도 로라 한 인물의 시점으로만 풀어쓴 내용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에서 조승우가 맡았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전직 형사 캐릭터 니코 잭슨(데번 사와)에게는 더 복잡한 사연이 숨겨져 있다. 애초 원작의 가장 큰 호평 요인도 이처럼 엄청난 단서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풍부한 플롯에 있었다. 공포의 연쇄살인 사건 추적으로 시작해서 십년 전의 또 다른 살인 은폐 사건이 엮이고 정부의 강력범죄 대책을 둘러싼 정치적 음모론이 결합한다. 여기에 지독한 두 모성의 멜로극과 시간을 되돌리는 타임슬립까지 가세한다. 정통장르물이 주류를 이루는 미국에서는 수사극, 미스터리, 정치스릴러, 판타지 등 여러 장르적 요소가 뒤섞여 숨 쉴 틈 없는 원작의 구성이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을 수 있다.

김선영
아쉬운 점은 각 60분 분량의 17부작을 회당 40분 10부작으로 각색하느라 인물들의 심리적 요소가 축소되며 긴장감 역시 약해졌다는 점이다. 복잡한 전개에 따라 격한 감정의 롤러코스터가 펼쳐졌던 원작에 비해 리메이크작은 꽤 밋밋하다. 작품 외적으로 눈여겨볼 지점은 캐스팅의 변화다. 대부분 남성으로 채워진 원작의 주요 캐스팅이 여성들로 바뀌고, 인종도 다양해졌다. 국경을 넘어선 리메이크는 단순한 각색을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학습할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김선영 티브이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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