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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21 07:00 수정 : 2017.08.21 14:03

힌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 솔직함이 빚은 배우 김희선

김희선이 하면 잘난 체도 호감?
“사람들이 기대 안 해서 그래요
내 이미지가 워낙 바닥이라. 하하”

데뷔 24년만에 첫 리얼예능 고정
전매특허 멜로 뺀 ‘품위녀’ 성공
“캐릭터·작품 전환점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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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말해도 괜찮을까, 싶은 이야기를 계속 쏟아낸다. “주변에서 인터뷰할 때 조심할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런 거 생각하면서 어떻게 대화를 해요. 하하.” 강남 엄마, 시댁 관련 등 자칫 위화감 조성할 것 같은 이야기도 거침없다. 그런데도 이 배우, 밉지가 않다. ‘다른 배우가 조금만 과시하면 비난이 쏟아지는데 김희선이 하면 호감’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예뻐서? 솔직해서? 이유를 분석하려니 ‘셀프 팩트폭행’이 훅 들어온다. “사람들이 기대를 안 해서 그래요. 제 이미지가 워낙 바닥이어서.(웃음) 이미지가 바닥에서 왔다갔다하는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해도 (시청자들이) 너그럽게 봐주시더라고요. ‘아 김희선? 걔는 그럴 수 있어.’(웃음)”

스스로를 과시하거나 낮추지도 않고 정말 있는 그대로를 다 보여주는 것. 이미지 따위는 안드로메다로 날려보낸 차원이 다른 솔직함은 김희선을 또 한번 대중매체의 중심에 세운 비결이다. 줄곧 전성기였지만, 올해는 특히 ‘김희선=호감’의 공식이 성립된 것이 놀랍다. “나 예전부터 성격 이랬다. 한결같이 안 좋았다”(웃음)는데 데뷔 이후 처음으로 리얼 예능프로그램(<섬총사>·올리브티브이)에 고정 출연하고, 19일 끝난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제이티비시) 홍보차 각종 예능에 나가면서 솔직한 성격이 더 도드라졌다. 잘하면 잘한다고, 못하면 못한다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요즘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다. “옛날에는 욕 많이 먹었어요. 한창 활동하던 1990년대에는 티브이에서 저처럼 술 마신다고 말하는 여자 배우가 없었어요. 그때 술 마신다고 말하면 광고가 다 끊겼으니까.” 상처받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김희선답게 말한다. “워낙 비난을 많이 받아서 상처를 안 받아요. 그게 20년 쌓이니 배우 생활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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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생각하지 않는 솔직함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했고, 매사에 긍정적으로 임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24년간 꾸준히 사랑받는 원동력이 됐다. 1993년 드라마 <공룡선생>(에스비에스)으로 데뷔해 단막극 <춘향전>(1994년, 한국방송2), <바람의 아들>(1995년, 한국방송2), <목욕탕집 남자들>(1995년, 한국방송2) 등 30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시대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20대 때는 정말 열심히 일했어요. 지금 내 힘으로 작품 고를 수 있고, 작품을 내 이름 내걸고 할 수 있는 건 20대 때 쌓아놓은 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어 엄마 역할을 맡게 됐을 때도 여느 배우들과 달리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2015년 <앵그리맘>(문화방송)에서는 고등학생(김유정)의 엄마로,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초등학생의 엄마로 나왔다. “‘한물갔다’ ‘늙었다’는 평가를 받는 게 두렵기도 했어요. 그러나 처음부터 고등학생 엄마를 하니까 확 내려놓게 되더라고요.(웃음) <품위있는 그녀>에서는 실제로 초등학생(9살) 엄마니까 ‘이런 역할은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속으로 되뇌었어요.” 엄마이자 며느리였고, 또 김희선의 전매특허였던 멜로 없이도 성공한 덕분에 그는 “<품위있는 그녀>가 다른 캐릭터, 다른 작품을 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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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성격 때문에 늘 웃고 살아서 승승장구한 것 같지만, 시련은 있었다. 결혼 후 6년 만에 출연한 <신의>(2012년, 에스비에스)의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복귀작이 실패해 충격이 컸을 법도 하지만, 김희선답게 개의치 않고 다음을 준비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려고 주변의 반대에도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2014년, 한국방송2)에 출연했다. 윤여정, 오현경 등 선생님들과 작업하며 다시 기본기를 다졌다. 이후 <앵그리맘> <품위있는 그녀>까지 멜로를 고집하지 않고, 20대 때와는 다른 선택으로 차근차근 밟아 결국 2017년을 김희선의 해로 만들었다. <품위있는 그녀> 이후 새로운 도전에 욕심도 생겼다.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등 센 역할도 하고 싶어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 시나리오가 안 들어온다. 배우로서 많이 억울하다”면서도, 김희선답게 ‘셀프 팩트폭행’으로 마무리한다. “내 연기가 한참 부족하죠. 더 열심히 해야죠.” 솔직함이 빚은 배우 김희선. 그의 40대는 그래서 더 빛날 것 같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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