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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노래 발표한 박은영 아나운서 “아빠가 울더라고요”

등록 2018-10-21 18:19수정 2018-10-21 20:43

박은영 ‘한국방송’ 아나운서
음원 ‘여의도 엘레지’ 12일 발표
구성진 세미트로트에 ‘웃픈’ 가사
이상협 아나운서 졸라 곡 받아
서승표 피디 ‘음원 프로젝트’ 추진
“동료들 덕에 꿈 이뤘어요”
지난 12일 디지털 음원 ’여의도 엘레지’를 발표한 박은영 <한국방송> 아나운서. 한국방송 제공
지난 12일 디지털 음원 ’여의도 엘레지’를 발표한 박은영 <한국방송> 아나운서. 한국방송 제공

박은영 <한국방송> 아나운서의 어릴 적 꿈은 가수였다. 리틀엔젤스 합창단 활동도 했다. 마침내 꿈을 이뤘다. 지난 12일 디지털 음원 ‘여의도 엘레지’를 발표한 것이다. 기쁠 법도 한데, 그는 “다시는 음원을 발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왜?

발단은 몇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동료 이상협 아나운서가 ‘에고 트립’이라는 이름의 가수로 활동하는 걸 알게 됐다. 에고 트립 음악에 반한 그는 이 아나운서에게 “저도 노래 주세요” 하고 졸랐다.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지난 2월 <한국방송> 쿨에프엠 라디오 <박은영의 에프엠대행진> 디제이가 됐다. 방송에서 틈만 나면 다른 가수 모창을 하며 끼를 발휘했다. 그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음원을 발표하고 싶다고 하자 서승표 피디는 ‘박과장 음원 발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박과장’은 청취자들이 박 아나운서를 부르는 애칭이다. 지난 6월 말의 일이다.

몇년을 졸라왔던 이 아나운서에게서 드디어 곡을 받았다. 구성지면서도 후반부에 ‘반전’이 있는 세미트로트였다.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노랫말은 <박은영의 에프엠대행진>에 게스트로 출연중인 오은 시인이 붙였다. 외로움에 지친 박 아나운서가 슬픈 섬 여의도에 갇혀 나만의 그대를 찾아 헤맨다는 내용으로, 부제는 ‘백조의 호소’다. 이 아나운서와 친분이 있는 음악가 아스트로 비츠(김범수)가 편곡을 맡았다. 아스트로 비츠는 이 아나운서와 공동 프로듀서까지 맡았다.

어느 토요일 밤 8시, 녹음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방송과 결혼했구나” 하는 대목에서 자꾸 걸렸다. 박자는 어긋났고, 발음은 꼬였다. 새벽 5시까지 꼬박 하고도 그 대목을 못 넘겼다. 포기하고 녹음실을 나왔다. “명색이 아나운서인데 발음은 어찌나 안 되던지. 너무 힘들었어요.” 이틀 뒤 다시 녹음했다. 6시간 만에 “오케이” 사인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못했다. “음악과 가사는 ‘고퀄(리티)’인데 제가 부르니 동요 같은 거예요. 음정·박자 맞추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고 연기해야 하는데 그게 부족했던 거죠. 가수들을 새삼 존경하게 됐어요.”

그래도 주변 반응은 뜨거웠다. 가수가 꿈이었다는 아버지는 딸의 음원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음원을 공개한 12일 아침 방송에선 청취자 문자가 쏟아져 “우리들만의 축제” 같았단다. 청취자들의 집단행동으로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여의도 엘레지’가 한때 실시간급상승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라디오의 힘을 실감했어요. 어깨가 더 무거워지면서 가족 같은 청취자 분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죠. 좋은 추억과 영광은 한번으로 족해요. 이젠 본업으로 돌아와 아나운서·디제이에 충실해야죠.”

인터뷰를 마치기 직전 “노랫말처럼 정말 방송과 결혼한 거냐”고 물었다. “어머, 아니에요.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고 싶어요. 기다리고 있어요. 근데 언제쯤 나타날 건지…. 에휴~”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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