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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제주엔

뻔한 건 사양, 이야기가 들리는 건축물

등록 2017-02-16 16:53수정 2017-02-16 17:09


[제주&] 김태일 교수가 추천하는 제주건축 5선

상업건축 찍어낸 듯한 건축물 대신
소박한 아름다움 가진 전통 건축에
포도모양 호텔·카메라 모양 박물관
제주를 담았더니 제주를 닮아버려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 혼란기의 역사적 기억을 간직한 관덕정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관덕정 전경.          사진 김태일 교수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 혼란기의 역사적 기억을 간직한 관덕정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관덕정 전경. 사진 김태일 교수
2000년 국제자유도시 지정을 전후해 상업자본이 대거 들어오면서 제주에는 주목할 만한 건축물들이 비 온 뒤 죽순 자라듯 들어섰다. 하지만 상업자본에 의한 건축의 지나친 브랜드화 상업화가 과연 바람직하냐는 자기성찰적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한다. 김태일 제주대 교수(건축학과)는 이러한 반성의 목소리를 내는 건축학자의 한 사람이다.

김 교수는 제주건축의 역사성과 독특함에 주목한다. 그는 “전통적인 제주건축은 화려하지 않고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 자체가 아름다운 소박한 미학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가 전통건축에서 현대로 이어지는 시대별 특징을 반영하는 다섯 작품을 선정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건축양식만이 아니라 건축이 탄생하게 된 사회적 배경을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대의 흐름, 사회변화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건축의 본질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1. 전통건축물(관아건축물): 관덕정과 광장

식민지배와 해방 이후 혼란기의 역사적 기억을 간직한 관덕정은 제주도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축물이다. 관덕정 광장은 평소 군사들의 훈련 장소로 사용됐지만, 시장이 들어서거나 각종 행사가 열렸던 시민들의 공간이기도 했다.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관덕정 광장은 이재수의 난, 일제강점기, 4·3사건과 같은 제주 역사의 큰 변화를 함께했고 제주 출신 소설가 김석범의 소설 <화산도>에도 주요한 무대로 등장한다.

■제주시 관덕로 19

추사관                                                                                                                                                                         사진/김태일 교수
추사관 사진/김태일 교수
2. 추사관

추사관은 한국 대표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것이다. 제주도 대표적인 유배지였던 대정현성의 원형과 경관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전시시설의 대부분을 땅 밑에 배치했다. 지상에 드러나는 건물을 최소화하면서도 지하의 느낌이 들지 않는 전시공간이 되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전시관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극도의 절제미를 추구했던 선생의 뜻과 같이 최대한 단순한 형태로 계획되었다. 특히 추사 선생의 추모공간인 추사 홀은 치장하지 않은 노출 콘크리트의 벽체와 천장으로 이루어진 장식이 없는 공간으로 추사의 절제미를 공간 자체로 느끼도록 계획된 것이 특징이다.

■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 1661-1

신영영화박물관
신영영화박물관
3. 제주 신영영화박물관

원로 영화인 신영균이 기획한 최초의 영화박물관으로 건축가 김석철이 설계했다. 태극 형태의 도형이 사방으로 뻗어 가는 모양 속에서 바다와 들판의 공간이 한가운데의 수직원통에 몰입되는 건축형태를 가지고 있다. 외벽을 현무암 뿜칠 기법으로 거칠게 마감하여 주변의 녹색과 대비를 이루면서도 절제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아름다우면서도 소박한 제주건축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한 실험적 작품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태위로 536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제주현대미술관 제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4. 제주현대미술관

제주지역 원로 건축가 김석윤이 설계했다. 지형에 맞추어 몇 개로 분절된 작은 매스들이 축을 다르게 하며 배치되고 이를 통해 외부공간을 구성하고 있으며 내부 역시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내부공간의 열림과 닫힘의 반복을 통해 공간의 변화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때로는 외부의 풍경을 내부에 담아두려는 건축가의 의도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2114-63

포도호텔
포도호텔
5. 포도호텔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제주에 남긴 대표적인 건축작품 가운데 하나로 작은 규모의 숙박시설이다. 지붕의 모양새가 마치 포도와 유사하여 포도호텔로 이름 붙여졌다. 제주의 땅이 만들어 내는 주변 풍경을 내부공간 속에 잘 끌어들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건축물의 배치도 자연스럽게 분절되고 이어져 배경이 되는 오름과 전면의 바다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 산62-3

김태일(제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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