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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14일 개봉 ‘박치기’ 이즈쓰 가즈유키 감독 서면 인터뷰

등록 2006-02-09 18:16

“한-일 갈등 ‘청춘영화’ 로 그리고 싶었다”

총련계 재일동포 사회를 비춘 영화 <박치기>가 14일 개봉한다. 이 영화는 <키네마준보> 2005 베스트영화, <아사히신문> 2005년 베스트 1위 영화로 꼽히며 일본을 달군 수작이다. 감독 이즈츠 가즈유키(54)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그는 “어쩌면 우리는 그 소년의 시대(68년 교토)로부터 뭐 하나 진보한 게 없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이 들어 영화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소년 M의 임진강’ 원작
영화속 에피소드는 다 사실
조선고 학생들 엑스트라로

-재일 동포의 협조가 없다면 영화는 불가능했을 것같다.

=촬영 첫날, 재일한국인을 위한 ‘만수사’의 주지 스님이 ‘다양하게 살다 간 재일 한국인들이 배꼽을 잡고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달라’고 기원해줬다. 아직도 가슴에 새겨 있다. 그들 덕분에 일본 영화론 드물게 교토 내 한인이 많은 사는 히가시 쿠죠에서 실제 촬영했다. 조선고 학생들이 엑스트라로 나와주기도 했다. 한인 노부부가 ‘좋아, 이번 건 오케이’, ‘안돼, 발음이 틀렸잖아’라며 내내 내 곁에서 모니터링을 해줬고, 의상 고증 문제가 힘들었는데 당시 딸이 입던 실제 옷을 건네준 이들도 많았다.

-한국에선 총련계 동포들의 문제를 아직도 외면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데뷔작 <아이들 제국>(81년)이 개봉되고서 총련 사람들이 항의를 해왔다. 주인공인 불량 소년들 가운데 한 명이 재일조선인이었다. “우리 조선학교에는 불량 학생이 없다”며 왜곡 영화라 따졌고, “현실적으로 여기저기서 조선고 배지 단 소년들이 싸우질 않냐”고 대꾸했다. 우습지만, 나도 이게 총련과의 첫 만남이었다.

-원작이 있었나.


=작가로 활동하는 마츠야마 다케시가 자기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년 M의 임진강>이다. 오랜 제작 파트너인 이봉우 프로듀서를 통해서 구했다. 2002년 읽었는데 대북 경제제재 논의가 한참 거셌다. 자신들한테 편리한 얘기엔 목소리를 높이지만 여전히 과거를 바로 보지 않고, 대화할 용기도 없는 일본이 마뜩지 않았다. 북한, 일본 누구의 관점이 아닌, 이 둘이 싸움과 사랑이란 소재로 뜨겁게 부딪히는 살아있는 청춘영화로 이야기할 수 없을까 했다.

-디테일들이 생생하다.

=강요당했던 차별, 빈곤은 물론, 그들 눈에 어린 난폭함까지 날것으로 담아야 그들의 ‘아픔’을 젊은 일본 관객도 느낄 수 있다고 봤다. 아픔을 공유하지 않으면 대화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희망, 슬픔을 함께 이야기해야 할 때 아닐까.

-실제 재일 동포 사회를 많이 취재한 것같다.

=작품으로선 픽션이지만, 모든 에피소드는 사실이다. 조선고 학생이 일본고 버스를 뒤집고, 관도 들어갈 수 없는 조그맣고 가난한 집이라 결국 문을 부셔서 관을 들이거나, 강에서 패싸움을 벌이는 등. 살아있는 에피소드는 감당 못할 만큼 넘쳤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박치기’ 는 어떤 영화

총련계 고교생과 일본 고교생의 다툼·사랑

우연히 플롯을 부는 조선고 여학생 경자(사와지리 에리카)에게 마음을 뺏긴 히가시고의 고우스케(시오야 슈운). 하지만 총련계 동포와 일본인 사이엔 건널 수 없는, 건너려지도 않는 강이 있다. 학생들은 매일이다시피 떼지어 다투고 또 다툰다. 1세들간의 체험적, 실체적 갈등과는 달리 이들은 아예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다. 한국어를 배우는 고우스케. 남북 분단의 슬픔을 담아 만든, 그러나 당시 일본 내 금지곡이었던 ‘임진강’을 한껏 취해 부른다.

서로의 아픔에 대한 이해가 도강의 시작인 셈이다. 제목으로 영화를 가늠해선 안 된다. ‘박치기’는 재일조선인이 겪는 가난, 차별, 한, 폭력, 갈등의 다른 말이며, 여전히 이를 해소하지 않는 일본 사회를 향한 것이다. 특히 영화는 웃음과 슬픔이란 극단의 감정들을 쉴새없이 교차시키며 자연스레 1968년 교토의 어느 마을로 관객들을 이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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