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2시 CGV용산에서 사극을 빙자한 코미디물 <음란서생>(제작: 영화사 비단길)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음란서생>의 언론 시사회는 4개 관에서 열릴 정도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성황리에 공개되었다. 한석규와 김민정, 그리고 이범수, 김대수 감독의 무대 인사로 시작되었다.
영화는 조선 최고 명문가 사대부 집안의 자제 윤서(한석규 분)가 어느 날, 유기전에서 일생 처음 보는 '난잡한 책'을 접하게 된다. 그리고 알 수 없는 흥분을 느낀 윤서는 급기야 직접 음란소설을 쓰기로 용기를 발휘하면서 이야기는 파죽지세로 전개된다. 그 와중에 가문의 숙적 광헌(이범수 분)에게 음란소설의 삽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르는데...
꿈에서라도 맛 보고 싶은 거...'음란'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욕망의 다른 이름 '음란'. <음란서생>의 음란은 이 욕망을 넘어 타인의 시선에 갇혀 돌보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했던 자신을 찾는 용기다. 또한, 그 용기로 인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마침내 발견하게 되는 신의와 사랑이고 자유를 성취하며 충만한 행복을 완성한다. 마음 깊숙한 곳에서 미소가 지어지는 <음란서생>. 점잖음과 음란함, 솔직한 욕망이 함께 드러나는 재치있는 대사들과 상황은 기존의 코미디가 주지 못한 위트 넘치는 통렬함을 약속한다.
강렬한 드라마, 현대적 감각영화 전체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는 것은 후반부의 강렬한 드라마이다. 일련의 해프닝에 그치지 않고 엄청난 위기감이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극 중 캐릭터의 관계는 어느새 갈등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발전하고, 행복을 얻은 주인공들은 그 대가를 치루며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간다. 또한, 사극이라는 장르의 한계를 넘어 시대와 배경을 초월하는 현대적 감각이 살아 숨쉰다. 왕의 후궁 정빈(김민정 분)은 신분에도 불구하고 사대부와의 위험한 사랑을 감행한다. 다양하고 현대적인 인간군상을 비롯해 '폐인' '댓글' 등 현대의 문화적 코드들과 절묘하게 교차하는 요소들이 예기치 못한 공감과 웃음을 발생시킨다.
관록과 조화가 돋보이는 최상의 캐스팅! 김대우 감독은 "'한석규'는 나에게 꿈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듯, <음란서생>의 윤서는 한석규 이외의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그 동안 <닥터봉> <초록물고기> 등 매 작품 마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한석규가 <음란서생>으로 최초로 사극이라는 장르에 도전하며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였다. '우리 시대의 코믹 배우' 이범수는 그 동안 <하면된다> <안녕! 유에프오> 등에서 서민적인 역할을 맡았었다. <음란서생>에서는 180도 변신 무관의 카리스마를 내뿜고, 화려한 액션씬과 함께 음란물 창작에 빠진 양반의 순진함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한다. 아역 출신의 김민정도 <버스 정류장> <발레 교습소>에 이어 세번 째 작품인 <음란서생>에서 성숙한 연기자로 거듭난다. 그 외 조연 군단도 합세하여 영화의 맛을 더한다. 대한민국 조연배우의 대표선수 '오달수'가 음란서 배급 전문가 황가를 연기하고, 성우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현도 스크린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왕의 남자> 등에서 남다른 개성을 자랑하는 '우현',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전천후 연기자 '안내상', 무게 있는 연기와 강렬한 눈빛의 '김뢰하', <친절한 금자씨>로 관객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준 떠오르는 개성파 배우 '김병옥'이 그들이다.
<정사> <반칙왕> 등의 시나리오로 명실공히 충무로 최고의 스타작가로 굴림하고 있는 김대우가 메가폰을 잡았다. 4년에 걸쳐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시나리오를 들고 영화 감독의 첫 발을 내딛였다.
시사회 후 마련된 기자 간담회에서 한석규는 “영화가 완성되게 해 준 다른 연기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극중 캐릭터를 만들기 보다는 실생활 속에 존재하는 남자를 그려보고 싶었다.”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흥행 또는 대배우로의 타이틀로 인해 이번 작품이 부담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한석규는 "흥행에 대한 부담은 늘 있다. 이번 영화도 부담이 있다. 영원한 흥행배우이고 싶지만, 정답은 그럴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정은 "예쁘게 찍어준 감독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히며, 성에 대한 표현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성에 대한 표현은 내용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화 속 인물들 처럼 꿈을 위해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범수는 "인생에는 언제나 어려움이 함께 한다."고 말했다.
2월 개봉 작 중 가장 기대되는 영화 1위로 뽑힌 <음란서생>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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