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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왕의 남자, 흥행 ‘왕’ 되다

등록 2006-03-03 19:25

5일 ‘태극기 휘날리며’ 1174만명 기록 깰듯
주말 관객 7만명…12일께 1200만명 돌파
이번 주말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 이글픽처스 제작)가 한국 영화 흥행기록을 새로 쓴다.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3일 “2일까지 전국 1161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5일 오후 <태극기 휘날리며>가 가지고 있는 최고 기록인 1174만명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태극기…>가 1천만명 관객 동원 뒤에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그린 데 반해 <왕의 남자>는 지금도 주중 3만5천~4만명, 주말 7만명의 관객을 유지하고 있어, 배급사 쪽은 3월12일쯤 한국 영화의 전인미답 경지인 1200만명 고지도 수월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시네마서비스의 김인수 사장은 “한국 영화 기대작들이 여러편 개봉되는 3월16일 전까지는 200여 스크린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보며, 1250만명에서 1300만명까지 최종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왕의 남자>의 흥행은 마케팅 공세와 대규모 동시 개봉으로 관객몰이를 한 <실미도>나 <태극기 …>와 달리 ‘뒷심’과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흥행공식을 썼다. 총 170억원의 제작비로 완성된 <태극기…>는 개봉 당시 440개 상영관으로 출발했지만, 60억원(순제작비 42억원)으로 만들어진 <왕의 남자>는 256개 스크린에서 개봉했다. 이 수치는 개봉 3주차에 397개까지 늘었으며, 1천만 관객을 돌파한 뒤에도 앞의 두 편과 달리 하향세에서 완만한 곡선을 그려왔다. <왕의 남자>가 지금까지 올린 총수익은 336억원. 이 돈은 관람료에서 세금과 극장이 가져가는 부분을 떼고 투자·제작·배급사에 돌아가는 몫이다. 장기 흥행으로 늘어난 마케팅비 3억원을 고려해도 전체 제작비의 5배 정도의 수익을 냈다. 수익률을 따지면 <태극기…>보다 훨씬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마케팅보다 관객들의 입소문이 장기 흥행에 큰 힘을 발휘한 것은 한국 영화 관객이 그만큼 성숙했다는 징표로도 읽힌다. 허문영 영화평론가는 “입소문은 영화 외부적 요인보다 영화 자체에 대한 호감을 반영한다”며 “마케팅 공세나 소재 등 영화 외적 요인이 흥행에 큰 영향을 끼친 앞의 두 대형 흥행작에 비해 <왕의 남자>의 1천만 관객은 상시 관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왕의 남자> 흥행은 스타가 없이도 대규모 흥행이 가능하다는 선례를 만들면서 충무로 제작자들을 고무하고 있다. 김인수 사장은 “스타가 없는 흥행의 감점 요인이 <왕의 남자>를 통해 오히려 캐릭터의 강화와 몰입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며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와 안정된 연기력이 있으면 스타 캐스팅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제작자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확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왕의 남자>로 말미암아 전에는 흥행이 어렵다고 받아들여지던 사극의 열풍이 이어지면서 최근 개봉한 <음란서생>도 개봉 일주일 만에 140만명의 관객이 몰렸다.

거듭 관람하는 손님들의 요구에 힘입어 <왕의 남자>는 3월 중순 디지털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한국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직접 배급 형식으로 일본에 개봉된다. 씨제이엔터테인먼트의 직배로 일본에 대규모 동시 개봉될 예정이며, 칸 영화제 등 외국 영화제 마켓 출품도 예정하고 있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영어 번역을 했던 도올 김용옥 순천대 석좌교수가 <왕의 남자> 번역을 자청해 현재 초고를 완성한 상태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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