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섬 센트럴에 있는 만다린 오리엔탈호텔 객실서 투신자살한 홍콩의 영화배우겸 가수 장궈룽(장국영)
아직은 더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어야 할 배우였기에 아쉬움이 남습니다.
4월 1일은 ‘만우절’입니다. 만우절[萬愚節, April Fools' Day]에 대한 국어사전적인 설명은 “서양 풍습에서, 악의 없는 거짓말을 하여 남을 속이며 즐기는 날, 곧 4월 1일”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각박한 세상사 속에서 하루 정도 가볍게 웃고 즐기며 지낼 수 있는 날이라면 환영할만 하지만, 요즘에는 그러한 의미조차 왜곡되어 버리는 듯 합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4월 1일이 만우절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나에게 있어서 4월 1일은 만우절이라는 생각보다는 홍콩 영화배우 장국영이 세상을 떠난 날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영화 ‘영웅본색’을 통해서 장국영이라는 배우와 처음 만났습니다. 그날 그 영화가 너무 강렬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에 비록 동시상영관이었지만 자리를 잡지 못하고 서서 보았기 때문에, 나중에 자리가 생겨서 앉은 자리에서 동시에 상영하는 영화를 본 후에 다시 한번 앉아서 보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 ‘영웅본색’은 장국영보다는 주윤발이 더욱 돋보였습니다. 주윤발의 카리스마 덕분에 성냥개비를 물고 다녔던 친구들이 많이 생겼으며, 나 또한 집에 있던 성냥개피를 물고서 주윤발 흉내를 내곤 했습니다.
장국영이라는 배우가 본격적으로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영화 ‘천녀유혼’을 통해서였습니다. ‘천녀유혼’에서 보여진 장국영의 이미지는 세상을 호령하는 영웅 호걸의 이미지가 아니라 겁이 많고 나약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귀신)을 위해서는 목숨까지도 내던지는 일반 서생의 모습이었습니다.
‘영웅본색’의 흥행에 힘입어 개봉관에서 관함한 ‘영웅본색 2’는 내용의 짜임새 보다는 주윤발과 장국영의 연기가 돋보인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공중전화 부스에서 피를 흘리면서 죽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습니다.
이후 ‘백발마녀전’에서의 임청하와의 폭포 아래 러브신(?)은 함께 관람하던 임청하 팬들에게 안타까움과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아비정전’에서의 맘보 댄스는 그야말로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명장면이 되었습니다.
점차 나에게 있어서 홍콩 영화의 선택의 기준은 영화의 작품성보다는 어떤 배우가 출연하는가에 좌우되었습니다. 또한 당시에 홍콩 영화를 보는 나의 기준은 작품성 보다는 오락성을 위주로 보기 때문에 그
이후에 장국영의 진가를 보여준 ‘패왕별희’나 그 밖의 작품은 입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이후 장국영의 영화는 오락성보다는 무언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국영이라는 배우는 나에게 있어서 조금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동생이 장국영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팬이었기 때문에 흐려지는 존재감 속에서도 기억의 한 구석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2003년 4월 1일, “장국영 투신 자살”이라는 소식이 매스컴에 보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만우절의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을 했지만, 2003년 4월 1일 이후 더 이상 장국영에 의한 새로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비가 하루종일 내렸습니다. 문득 내리는 비를 보면서, 영화 ‘천녀유혼’에서 비가 내리는 산길을 허둥지둥 뛰어가는 장국영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비록 나와는 소수의 작품을 통해서 인연을 맺었지만, 그는 나의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국영이라는 배우는 아직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3년이 지난 오늘까지 영화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이후에 장국영의 진가를 보여준 ‘패왕별희’나 그 밖의 작품은 입소문으로 들었습니다. 이후 장국영의 영화는 오락성보다는 무언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국영이라는 배우는 나에게 있어서 조금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동생이 장국영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팬이었기 때문에 흐려지는 존재감 속에서도 기억의 한 구석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2003년 4월 1일, “장국영 투신 자살”이라는 소식이 매스컴에 보도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만우절의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을 했지만, 2003년 4월 1일 이후 더 이상 장국영에 의한 새로운 영화는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비가 하루종일 내렸습니다. 문득 내리는 비를 보면서, 영화 ‘천녀유혼’에서 비가 내리는 산길을 허둥지둥 뛰어가는 장국영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비록 나와는 소수의 작품을 통해서 인연을 맺었지만, 그는 나의 기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장국영이라는 배우는 아직 더 많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줄 수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3년이 지난 오늘까지 영화팬들에게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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