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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핑크 팬더 빠밤빠밤~사고뭉치 형사의 부활

등록 2006-04-05 23:01

13일 개봉하는 <핑크 팬더>(숀 레비 감독)는 1963년 시작된 뒤 8편까지 제작된 인기 코믹 탐정물이다. 주인공 클루조 형사 역에 딱 들어맞았던 코미디언 피터 셀러즈가 지난 1980년 숨진 뒤 적역을 찾지 못했던 이 시리즈물에 슬랩스틱 코미디의 달인 스티브 마틴이 합류했다. 그는 1963년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핑크 팬더>를 통해, 악의는 없지만 개념도 없는 나사풀린 프랑스 형사 클루조의 화려한 부활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수만명의 관객이 운집한 축구경기장에서 승리를 자축하던 프랑스 축구팀 감독이 독침을 맞고 살해된다. 그가 손에 끼고 있던 거대한 핑크 다이아몬드 ‘핑크 팬더’도 감쪽같이 사라진다. 감독의 여자친구인 팝가수 쟈니아(비욘세 놀스)와 감독의 연적 축구선수 등이 용의자로 지목된 가운데, 드레이퍼스(케빈 클라인) 경찰청장은 뜻밖에 클루조를 이 사건의 수사반장으로 발탁한다. 사건 해결은커녕 사고만 치고 다니는 클루조가 사건을 미궁에 빠뜨리면, 자신이 영웅처럼 등장해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속셈이었던 것이다. 드레이퍼스는 우직한 폰톤(장 르노) 형사를 클루조의 첩자로 붙이지만, 두 사람은 아무도 납득 못할 희한한 방식으로 용의자들을 헤집고 다니며 어쨌든 사건을 해결한다.

코믹 탐정물의 형사들이 으레 그렇듯, 클루조 역시 치밀한 분석, 민첩한 몸짓과는 거리가 멀다. 쟈니아처럼 섹시한 여성이 사람을 죽일 리 없다는 것이 클루조의 추리력이고, 절도있는 척 하지만 흐느적거리고 다니며 손대는 모든 물건을 깨뜨리고 망가뜨리는 게 그의 특장이다. 없는 지뢰밭도 만들어 밟고 다니는 그의 엉뚱한 수사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스티브 마틴의 전작들이 슬쩍슬쩍 뇌리를 스치며 키득키득 웃음이 새어나온다. 양문형 냉장고처럼 육중하고 떡벌어진 몸을 우뚝세우고 클루조 곁을 지키는 장 르노의 ‘진지해서 웃긴’ 무표정 연기도 그럴 듯하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20세기폭스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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