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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여성의 힘’ 느껴지는 영화 세 편 개봉

등록 2006-04-15 13:36

사회 변화를 꿈꾸는 여성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 영화는 변화를 탐색하고, 변화를 시도하고, 변화를 이룬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21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Searching for Debra Winger)'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Born into Brothels)'와 27일부터 관객과 만나는 극영화 '노스 컨츄리(North Country)'는 변화의 주체로 나서는 여성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다.

◇변화의 탐색 =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

다큐멘터리 영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는 변화를 탐색하는 영화다.

2005년 여성영화제 상영작인 이 작품은 '그랑 블루' '나인 야드' '펄프 픽션' 등을 통해 낯익은 여배우 로잔나 아퀘드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영화는 평소 아퀘트 감독이 가졌던 의문에서 출발한다. 그는 정상의 자리에서 은퇴를 선택한 여배우 데브라 윙거를 보면서 "여배우로서 일과 육아, 둘 다 잘 할 수 없을까"라는 궁금증에 사로잡혔고, 그 해답을 찾으려고 동료 여배우들을 만나 인터뷰를 시도한다.

스크린에서는 누구보다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일상으로 돌아가면 한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인 기네스 펠트로ㆍ맥 라이언ㆍ샤론 스톤ㆍ다이안 레인ㆍ홀리 헌터ㆍ우피 골드버그ㆍ제인 폰다 등 수많은 여배우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을 카메라 앞에서 솔직히 털어놓는다.

뛰어난 미모와 연기력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특정한 연령'이 되면서 배역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배우로서 불안감과 위기의식에 사로잡히게 된다는 이들의 말에서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치열한 일상이 묻어난다.


특히 육아문제로 일과 육아 중 선택을 해야 하는 갈림길에 서게 되면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고 그들은 말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비단 할리우드 뿐 아니라 국내 기혼 여배우에게서도 종종 발견된다.

가장 화려하지만 그만큼 치열하고 냉정한 할리우드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인터뷰를 통해 관객은 그 동안 알지 못했던 여배우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만나 볼 수 있다. 15세 이상 관람가.

◇변화의 시도 =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

'꿈꾸는 카메라:사창가에서 태어나'는 2005년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작. 인도 캘커타의 사창가를 무대로 사진작가 출신 여성 다큐멘터리 감독 자나 브리스키가 사진을 통해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브리스키 감독이 사창가 아이들과 함께 2년간 생활하면서 그들에게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을 기록했다. 수치트라ㆍ고르ㆍ푸자ㆍ아비짓ㆍ샨티ㆍ타파시ㆍ코치ㆍ마닉 등 8명의 아이들은 브리스키 감독이 운영하는 사진교실에서 사진을 배우는 아이들. 사창가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들도 나이가 들면 매춘부로 나서거나 포주가 될 운명을 가졌다.

그러나 아이들은 점점 사진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사진 작가ㆍ화가 등 새로운 꿈꾸게 된다.

대부분의 다큐멘터리는 일상을 그대로 담아내는데 충실하지만 감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사창가를 벗어날 수 있도록 기숙사 학교에 입학시키고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이들의 사진을 판매한다. 또한 엠네스티 달력에 이들의 사진을 실어 기금을 모금한다.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행동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감독의 노력이 감동적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변화의 완성 = '노스 컨츄리'

'노스 컨츄리(North Country)'는 1984년 미국에서 일어난 최초의 직장 내 성폭력 승소 사건인 '젠슨 대 에벨레스 광산'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남성들의 직장으로 인식되던 탄광에 여성 노동자가 취업을 하면서 벌이지는 각가지 성폭력에 대해 한 여성이 정면으로 맞서 마침내 재판에서 승소한다는 내용.

이혼 후 고향인 미네소타 북부로 돌아온 조시 에임스(샬리즈 시어런)는 두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거리를 찾던 중 친구 글로리(프란시스 맥도먼드)의 권유로 광산에 취직한다.

일은 예상대로 고되고 위험했지만 그녀를 더 힘들게하는 건 여자들에 대한 남자 동료의 은밀한 성적 학대와 차별대우. 그러잖아도 경기가 나빠져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진 판에 일거리를 뺏는 여자들이 그들에겐 달가울 리 없다. 여자들을 밀어내려고 남자들은 조시를 비롯한 여자들에게 무리한 작업량을 할당한다. 조시는 부당한 대우에 항의하지만 남자들 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 관계가 좋지 않았던 아버지까지 그녀를 책망한다. 여자 동료조차도 조시가 사태를 악화시킨다며 외면하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조시를 혼자 성차별에 대한 집단소송을 제기하게 된다.

영화는 조시가 힘겹게 소송을 승리로 이끄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주위의 질시와 외면에도 굴하지 않고 소송에 임하는 조시의 모습에서 여성의 강인함이 느껴진다. 편견과 맞서 싸우는 한 여성의 외롭고도 긴 싸움은 결국 사회적 편견의 벽을 깼고 수많은 여성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된다. 15세 이상 관람가.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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