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쉐 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홍상수감독의 새 영화 ‘해변의여인’의 제작발표회에서 주연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김태우, 고현정, 김승우, 송선미) (서울=연합뉴스)
영화 '해변의 여인' 제작발표회 현장
홍상수 감독의 일곱 번째 연출작 '해변의 여인'(영화사 봄ㆍ전원사 공동제작)의 제작발표회가 17일 오후 서울 쉐라톤워커힐호텔 애스톤하우스에서 열였다. '해변의 여인'은 톱스타 고현정의 스크린 데뷔작이라는 점과 그가 첫 영화로 독특한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 홍 감독의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 때문에 캐스팅 발표 당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애스톤하우스에는 행사가 시작되기 두 시간 전부터 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톱스타 고현정의 첫 스크린 나들이라는 점은 국내 150여 개 언론사의 300여 명에 가까운 취재진을 불러모았다. 이날 언론의 초점은 단연 톱스타 고현정. 제작사인 영화사 봄 오정완 대표, 홍상수 감독, 출연배우 김승우 김태우 송선미 등이 자리를 함께 했지만 대부분의 질문은 고현정과 연관되는 것이었다. 이날 배우들은 모두 "시나리오 초고도 보지 않은 채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해 홍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를 내비쳤다. 고현정은 "영화 출연 제의를 받고 행복했다"고 말했고, 김태우는 "홍 감독과 두 번째인데 함께 영화를 하면서 영화 팬으로서만이 아니라 인간 홍상수에 대한 팬이 됐다"면서 "홍 감독이 (출연)하라고 통보해 와 따랐을 뿐"이라고까지 말했다. 배우들은 이날 자신의 역할과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고현정은 당황해하며 "한 신도 찍은 게 없고 내용도 잘 모른다"면서 "내가 김승우 씨를 많이 좋아하는 역할인 것 같다"고만 짧게 말했다. 송선미 역시 "최선희라는 역할인데 캐릭터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이어 "김승우 선배를 많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것 같은데…"라면서 말을 얼버무리기도 했다. 홍 감독이 자신의 작품에 고현정을 출연시킨 이유는 뭘까? 그는 배우로서의 고현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홍 감독은 "TV를 통해 연기를 보면서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했다"면서 "고씨는 감정 표현이 섬세하고 끝마무리를 잘한다"고 평했다. 이번 영화는 기존 홍 감독의 전작보다 대중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사 봄의 오 대표는 "홍 감독의 작품을 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영화 열 편을 결정한 것과 맞먹는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잘 만든 홍 감독의 영화를 대중이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홍 감독 역시 "오 대표에게 약속한 것은 나이 든 만큼, 배운 만큼의 경험을 영화에 충실히 반영해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고 말해 대중성에 더 무게를 둘 것임을 시사했다. 오 대표는 이어 "이 영화는 배우들의 희생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큰 경제적인 손실에도 영화에 흔쾌히 출연해 준 배우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