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일·이태구 교수 베이징서 전시회 열어
고경일(오른쪽) 상명대 교수와 이태구 부산대 교수가 21일부터 중국 베이징전영학원(영화대학)에서 만화전과 단편 애니메이션 상영회를 함께 열고 있다. 대학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행사에는 고 교수의 ‘입체 캐리커처(인물화)’ 30여점과 이 교수의 단편 애니메이션 6편이 공개됐다.
일본에서 만화 전공 후 한때 그곳에서 활동했던 고 교수는 술병, 깡통, 머그컵, 주걱, 접시 등에 조지 부시, 호메이니, 고이즈미 준이치로, 달라이라마, 오사마 빈 라덴 등의 표정을 담은 ‘입체 캐리커처’를 선보여, 중국 학생들로부터 “독특하다”는 찬사를 모았다. 정치 풍자만화도 적지 않게 그려온 고 교수는 인물들의 ‘정치 성향’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고이즈미 일본 총리 얼굴을 그린 머그컵에는 야스쿠니 신사를 담기도 했고, 부시 미 대통령 머리 위에는 터져나가는 쌍둥이 빌딩을 세워두기도 했다.
강렬한 반전 메시지를 담은 이 교수의 애니메이션 작품도 이목을 끌었다. 이 교수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진지한 주제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11월말 한국·중국·일본·홍콩·대만·싱가포르 등 각지의 만화학과 교수들이 모여 결성한 ‘아시아 만화·애니메이션 학술연맹’의 교류 활동 가운데 하나로 마련됐다. 정쥔황 대만 링둥과기대학 교수 등과 모임을 주도한 고 교수는 “아시아 만화인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 고유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