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3
‘미션 임파서블’의 극장용 버전은 속편이 거듭 나오면서, 원작인 동명의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최신 첩보 장비, 완벽한 변장과 팀플레이를 통해 적 진영과 큰 물리적 폭력을 주고받음 없이 작전을 완수함으로써 상쾌 통쾌한 뒷맛을 남겼던 원작의 묘미가, 대형 스크린에서 두시간 가까이 끌고가기에는 부족해 보였던 걸까.
3일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3〉은 주인공과 악한 사이에 처절하고 잔인한 폭력이 오가고, 주인공 쪽도 팀플레이보다 톰 크루즈 1인 플레이가 전면에 나선다. 시작부터 이런 식이다. 악당이 미국 특수 첩보기관(IMF)의 대원 이단(톰 크루즈)의 부인을 묶어 놓고 머리에 총을 겨누며 열을 센다. 그 맞은편엔 이단이 묶여 있다. 악당은 이단에게 원하는 물건을 내놓으라고 하고, 이단은 이미 건네줬다고 한다. 둘의 감정이 격앙되더니 마침내 총성이 울리면서 시작 타이틀을 올린다. 경치 좋은 곳에서 특수 테이프가 임무를 알리고 ‘5초 뒤 자동 소각’되면서 시작 타이틀이 나오던 것과 대조적이다.
한껏 관객의 혈압을 높여놓은 뒤, 영화는 그 전의 장면으로 플래시백(회상) 한다. 이단이 한 여자를 사귀기 시작해 막 결혼하려 한다. 전반부에 둘이 연애하는 장면이 제법 나온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험악한 일, 그것도 1급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이가 결혼을 해도 될까. 주변 요원들은 이단을 말리지만, 이단은 결혼을 하고 만다. 이제 악당은 이단의 부인을 미끼로 활용할 것이다.
그럼 악당은? ‘북한, 파키스탄 등에 핵제조 장비를 팔아먹은’ 데비언(필립 시모어 호프먼)이다. 이단의 후배 요원이 데비언에게 붙잡혀 죽고, 이단은 데비언을 납치하는 데 성공하고, 데비언은 다시 탈출하고, 데비언의 탈출에는 이단의 상급자와의 내통이 있고…. 영화 말미에 이단의 상급자가 말한다. “데비언 같은 놈을 없애면 뭐하나. 그런 놈은 또 나올 것이다.” 그 말처럼 3편에 이르면 악당의 정체보다, 악한스러운 캐릭터가 중요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 때문에 영화의 긴박감과 볼거리는 많다.
임범 기자, 사진 유아이피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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