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대항할때 힘들것”
“문화다양성 협약에 한국정부 찬성하지 않았나
모순된 행동 말기를”
“문화다양성 협약에 한국정부 찬성하지 않았나
모순된 행동 말기를”
칸국제영화제 최고 정책 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지난 21일(현지시각) 한국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지키기 운동에 대해 지지 선언문을 발표한 것은, 스크린쿼터가 문화 다양성을 지지하는 세계 문화인들의 주장과 같은 맥락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입증한 사건이다. “이번 지지 선언은 스크린쿼터 싸움이 결코 밥그릇 싸움이 아님을 세계 영화인들이 인정하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배우 최민식씨의 평가는 적절하고 정당해 보인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인 <리베라시옹>과 <위마니테>는 22일치 신문에 칸영화제가 스크린쿼터 지지를 표명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위마니테>는 한국 영화인들의 칸에서의 시위 내용 등을 포함해 신문 한 면의 머릿 기사로 비중있게 다뤘다.
프랑스 배우노조 대표이자 국제배우노조 부위원장이면서 칸영화제의 이사이기도 한 카트린 알메라스(60)는, 장 부아랭 프랑스 노동총연맹 사무총장, 파스칼 로가르 프랑스 문화다양성연대 회장과 함께 이번 이사회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는 데에 큰 공을 세웠다. 경력 40년의 원로 배우이기도 한 알메라스를 칸에서 22일 만났다.
-한국의 스크린쿼터를 의제로 올리게 된 경위는?
=한국의 영화인들이 칸에서 연 집회에서 파스칼 로가르가 칸영화제 이사회에 스크린쿼터 지지 선언을 제안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에 따라 장 부아랭과 클로드 미셸 프랑스 노동총연맹 산하 공연예술노조 위원장이 지지 선언문안을 썼다. 나는 이사회가 시작하기 전에 질 자코브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에게 문안을 보여주고 의제로 삼자고 했고, 이사회에서 문안을 읽었다. 질 자코브도 쿼터에 대해 알고 있는 듯했다. 또 한국의 영화인들이 칸에서 사흘간 벌인 집회도 이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극장 대표들은 이해가 다를 수도 있는데 그들도 반대하지 않고 모두 찬성했다.
-미국이 쿼터에 반대하고 한국 정부도 쿼터를 축소한 만큼 이번 지지가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텐데.
=나는 20년 동안 칸영화제 이사회에 참석해 왔는데 그동안 이런 일이 5번 정도 있었다. 그 중에는 이보다 더 심각한 사안을 다룬 적도 있다. 영화제의 결정이 각국 정부에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압력 때문에 쿼터에 부정적이라는 건 이해가 가지만 한국 정부도 문화 다양성 협약에 찬성하지 않았는가. 논리적으로 모순된 행동을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런 점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에 대항하려 할 때 우리의 지지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당신은 한국의 스크린쿼터 문제를 언제부터 알았나?
=나는 프랑스 문화다양성연대의 전자우편을 통해 한국의 스크린쿼터가 축소되자마자 그 사실을 알았다. 거기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고 해서 글을 쓰기도 했다.
칸/글·사진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칸/글·사진 임범 기자 is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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