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 신작 ‘시간’ 베일 벗어

김기덕 감독.

베일에 싸여 궁금증을 자아내던 김기덕 감독의 신작 '시간'이 25일 오후 8시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특별시사회를 통해 국내 첫 공개됐다. '시간'의 국내 개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이날 시사회에는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영화전문지 씨네21과 KT&G상상마당이 주최한 이번 시사회는 씨네21이 추첨을 통해 초청한 400여 명의 독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시사회에 앞서 김기덕 감독과 주연배우 성현아, 박지연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전작 '활'부터 시사회를 열지 않는 것은 물론 국내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김 감독은 이날 무대인사에서도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인사만 한 채 시사회가 시작하자 곧바로 극장을 떠났다.

6월30일 체코에서 개막하는 제41회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시간'은 현재 열리고 있는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해외 바이어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성현아와 하정우가 주연을 맡은 영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이 퇴색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통해 '페이스 오프(Face Off)'를 감행하는 남녀의 이야기.

세희와 지우는 2년된 연인이다. 세희는 자신에 대한 지우의 사랑이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고 생각해 불안감에 휩싸이고, 완벽 성형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6개월 후 지우 앞에 다시 나타난 세희는 다른 여자인 척하며 지우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한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지우는 예전 자신을 잊지 못하며 방황하고 지우의 그런 모습에 세희는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괴로운 기막힌 상황에 처한다.

현재 '시간'은 국내 개봉 계획이 없다. 김 감독은 자신이 나름대로 '배급실험'을 펼쳤던 전작 '활'이 마니아들의 호응에도 불구, 절대적인 관객 수로만 평가되자 매우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관계자들에 따르면 '시간'은 아예 개봉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

2005년 5월 독자적인 방식으로 배급, 전국 3개관에서 개봉했던 전작 '활'은 전국 관객 1천643명을 모았다.

윤고은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