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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안성기·박중훈 ‘라디오 스타’서 환상 호흡

등록 2006-06-08 15:35수정 2006-06-08 16:04

영화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 씨네21
영화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 씨네21
"20년 동안 붙어다녀 눈빛만 봐도 통하지요"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는 확실히 있다. 그들 '사이'에는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세월이 놓여 있다. 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그렇다. 1987년 영화 '칠수와 만수'에서 시작된 둘의 호흡은 '투캅스'에서 정점을 이뤘고 이후 영화를 넘어 실제 생활에서 함께 한 시간으로 더욱 공고해졌다.

그런 그들이 '라디오 스타'를 통해 다시 환상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라디오 스타'에서 두 사람은 20년 지기 가수와 매니저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중훈은 한때 가수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한물간 왕년의 록스타 최곤을, 안성기는 그런 그를 여전히 '모시고' 있는 매니저 박민수를 맡았다.

7일 영월의 촬영장에서 만난 두 사람의 모습은 편안함 그 자체였다. 너무나 잘 알고 있어 굳이 '합'을 맞추지 않아도 되는 두 베테랑 배우에게서는 여유와 편안함이 묻어났다. 연기가 직업이요 일이지만 그 이전에 이번 영화는 한걸음 한걸음이 모두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듯했다. 그만큼 한 영화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둘에게는 기쁨인 것이다.

안성기는 표정뿐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이런 기쁨을 감추지 않는다.

"'칠수와 만수' 때는 난 결혼했고 박중훈 씨는 총각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난 애가 둘이고 박중훈 씨는 애가 셋이에요. 그 세월만큼 느낌이 굉장히 깊어지고 넓어진 것 같습니다. 또 훨씬 서로가 서로에게 익고, 호흡이 잘 맞아 즐겁습니다. 서로 모자란 부분을 만나면서 채워가고 있는데 박중훈 씨는 늘 즐겁고 나보다 아는 게 굉장히 많아 큰 보탬이 됩니다."

박중훈 역시 마찬가지.

"87년도에 처음 선배님을 만났을 때는 굉장히 영광스러웠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20대와 30대로 만났던 우리가 지금은 40대와 50대가 됐지요. 그 시간만큼은 자연스럽게 변한 것 같아요. 그러나 그뿐,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붙어다니는 것은 별로 달라진 게 없거든요. 실생활과 영화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회인 것 같습니다."


영화의 주제곡이자, 극중 최곤의 유일한 히트곡인 '비와 당신'을 직접 부르며 노래 실력을 과시하는 박중훈은 "극중 직업이 가수인 만큼 가수로서 최선을 다한 것뿐이며 배우로서의 상식적인 노력을 한 것뿐"이라며 수줍어했다.

스타를 보필하는 매니저 역을 맡은 안성기는 "요즘에는 매니저가 상당히 비즈니스화돼 있다"면서 "이번 영화에서는 인간적인 접근을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극중 내 캐릭터가 좀 무능하긴 하지만, 희생이라는 것이 참 좋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 씨네21
영화 ’라디오 스타’의 안성기와 박중훈. 씨네21
'라디오 스타'는 전성기를 구가하다 퇴물이 된 왕년의 스타의 이야기다. 같은 '스타'인 박중훈과 안성기 개인적으로도 많은 생각이 들 듯. 스타에게 인기란 무엇일까.

박중훈은 "인기는 밀물과 썰물 같다"고 비유했다.

"파도가 썰물이 될 때도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죠. 인기가 떨어지고 오르는 것 역시 항상 그 안에서 요동을 칩니다. 분명한 것은 인기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되고 수단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성기 선배님께 배운 말인데, '인기를 초월할 수는 없지만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안성기는 "사실 내가 인기에 대해 시행착오를 덜했던 것은 어려서 아역배우를 했던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역배우를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습니다. 성인이 돼 다시 연기를 할 때 예전 함께 연기했던 어른들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게 됐죠. 어떤 분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거기에 정답이 있더군요. 역시 일을 충실히 하고,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과 가정에 충실했던 분들이 오래 연기를 하시더군요. 나 역시 그렇게 하면 오랫동안 내가 하고픈 영화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한편 이준익 감독은 이 두 배우와의 작업에 대해 "영화를 준비하며 둘 이외의 다른 조합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20년을 함께 해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두 배우의 화합은 환상적"이라며 "두 배우와 일하는 감독은 별로 할 일이 없다"며 웃었다.

한국 영화계의 걸출한 두 배우가 2006년에 새롭게 빚어낼 호흡이 어떤 빛깔로 탄생할지 기대된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영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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