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미 아카데미영화상 후보 박세종감독 인터뷰

등록 2005-02-26 16:02수정 2005-02-26 16:02

제77회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을 이틀 앞두고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작품설명을 하는 박세종(38) 감독.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단편부문 수상후보에 올라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제77회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을 이틀 앞두고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작품설명을 하는 박세종(38) 감독.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는 한국인 최초로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 단편부문 수상후보에 올라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와달라는 곳이 여러 군데가 됐습니다."

3차원 애니메이션 '버스데이 보이(Birthday Boyㆍ祝 生日)'로 제77회 아카데미영화상 단편 애니메이션 후보에 올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오스카상을 바라보게 된 박세종(38) 감독은 25일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버스데이 보이'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된장냄새 나는 애니메이션.

호주 여성과 결혼, 시드니에서 활동해온 그는 "한국 작품인가, 호주 작품인가?"라는 질문에 "한국 작품임을 부인하고 싶지않다.

정확히 말하면 호주의 도움을 받은한국영화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아카데미시상식을 이틀 앞두고 가진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 한국전을 영화 소재로 빌어온 동기는.
△내가 아는 내용, 친숙한 내용을 하다 보니 한국전쟁을 도입하게 됐으나 남-북이나 이념을 떠나 주인공 만욱이와 그 가족의 비극을 그린 것이다.

- 상업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고 싶거나 대기업과 함께 일할 계획 있는가.
△책을 보고 공부해가며 만든 첫 3D작품이다. 잘 하는 사람들 틈에 끼여 해봤자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 제목이 왜 `버스데이 보이'인가.
△시드니에 살다 보니 아이 생일 때 `버스데이 보이'라고 하면서 선물을 주곤하더라. 제목을 `Birthday Boy'라고 하면 영어권에서, 한자로 `축 생일(祝 生日)'이라고 하면 중국어권에서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주인공을 만들 때 모델을 놓고 컴퓨터 작업을 했나, 상상으로 만들었나.
△작품을 손으로 그리는 데만 1년 걸렸다. 그림을 통한 상상으로 3분의2를 만들고 컴퓨터 작업을 했다. 컴퓨터를 잘하는 것보다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제작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2년 동안 잠자는 것 외에는 작품에만 몰두했다. 밥도 책상에서 스토리보드 보면서 먹었다. 호주에서 작업하면서 한국어로 만드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왜 이이야기가 작품이 돼야 하나 하는 의문도 많았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다 디즈니스타일을 생각한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적도 많았다.

-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만들 계획 있는가.
△그 준비차 LA에서 여러 사람과 많이 만나고 있다. 앞으로는 10분짜리 갖고 2년 걸리는 작업은 힘들어서 못할 것 같다. 메이저 스튜디오와도 만날 계획이 있다. 장벽은 많지만 영화사들의 반응이 좋다. 어떤 작품인가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 인간미 있는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 판타지가 많은 것보다 어른과 아이가 같이 볼수 있는 가족 지향적 작품이 될 것이다.

- 성사되면 할리우드에서 작업하는가.
△호주나 한국에서도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와 달라는 곳이 여러 곳이어서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 서양사람들 입장에서는 어떤 점이 한국적이고 동양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동서양을 떠나 가슴 적시는 얘기다. 너무 빠르지 않고 여백이 있다는 정서적인 면이 동양적이고 시각적으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은.
△다 알차고 훌륭한 작품들이고 누구 하나 모자란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내 작품 수상 가능성은 20%다.

- 박 감독이 세간에 이렇게 알려지게 된 이유는.
△이 일을 안 하면 못 살 정도로 미치게 좋아했기 때문에 했다. 스토리가 좋고남이 안 하는 것이라면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 작품을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동양적 정서이다. 서양적 리듬을 이 작품에 넣으면 인물은 중국인이지만 대사오가는 방식, 이야기 등은 디즈니의 특색을 지닌 `뮬란'같은 작품이 된다. 한국말대사를 쓴 것도 영어로는 내가 바라는 정서를 담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 어른을 위한 작품이라는 느낌인데 대상을 어른으로 생각했는가.
△이 작품은 애들이 엄마와 같이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설명해주면서 보는 가족영화, 아이들한테 가슴아픈 얘기를 들려주고 싶지는 않지만 뉘앙스를 알려주고 싶었다.

- 오늘날 박감독 작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반딧불이의 묘'를 만든 다카타는 작품 속에 인간적 삶이 배어 있어 좋아하고미야자키는 사람이 쥐로 변해도 믿을 수 있게 하는 스토리 텔링의 힘이 크다. 환상을 현실로 믿게 하는 힘. 지난해 미야자키를 만났을 때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예'라고 말할 정도로 투철한 정신이 본받을 점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드림웍스 '이집트 왕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울어버린 단 하나의 영화다. 그밖에 모든 일상이 자극이다. 모든 일에서 자극을 받고 작품으로 만들어 볼 생각을 한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