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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김기덕 감독 “앞으로 국내영화제 출품 않겠다”

등록 2006-08-07 22:28

7일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김기덕 감독의 신작 <시간>의 시사회에서 김 감독이 한국 영화계의 현실과 관련해 비장한 심정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종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 김기덕 감독의 신작 <시간>의 시사회에서 김 감독이 한국 영화계의 현실과 관련해 비장한 심정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시간’ 시사회 뒤 기자회견서 관객과의 결별 선언
“이 작품 개봉 아닌 한국배급사에 판권 팔았을 뿐”
“앞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어떤 한국의 영화제에도 내 영화를 출품하지 않겠으며 <시간>이 내 영화 가운데 한국에서의 마지막 한국 개봉작이 될지도 모른다.” 김기덕(46) 감독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스폰지하우스(전 시네코아)에서 <시간>의 언론시사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계, 그리고 관객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이날 시사회를 가진 <시간>은 김 감독의 열세번째 연출작이다. 2004년 <빈집>이 국내외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실패하자 김 감독은 차기작의 한국 개봉을 재고하겠다고 말한 바 있으며, 실제로 지난해 <활>은 언론시사와 인터뷰 등 일체의 홍보작업 없이 단관에서 일주일 동안 개봉했다. 그러나 독립영화 배급사인 스폰지가 <시간>을 24일 전국에 개봉한다고 발표하면서 김 감독이 마음을 바꾼 것처럼 보였던 터라 이날의 발언은 의외로 여겨졌다.

이날 회견장에 김 감독은 평소와 달리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다. 나중에야 “김기덕의 제사처럼 느껴지는 자리에서 차마 맨얼굴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 선글라스를 썼다”고 말해 이날의 발언이 준비된 것임을 보여줬다.

“시간은 12시에 시작해 12시에 끝나는 영화”라는 짧고 모호한 말로 영화를 소개한 김 감독은 “어떤 메시지를 담았나?” “그것은 보는 이가 찾아야 할 것” “전작보다 대사가 많아진 이유는 무엇인가?” “시나리오를 쓰다보니 늘어났다” “성현아씨를 캐스팅한 이유는?” “프로듀서가 했다”는 식으로, 이어지는 질문에 단답식으로 간략하게 답변했다. 얼굴이 바뀌는 이야기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묻는 말에만 “산세바스찬영화제 개막작을 보면서 두 여주인공 얼굴이 계속 헷갈리다가 다른 얼굴을 가지게 되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됐다”고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

20여 분 뒤에 질문이 끊기자 김 감독은 “내 태도를 너무 무례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빈집> 개봉 뒤 저조한 흥행성적을 보면서 차기작의 정식개봉을 하지 않기로 마음 먹은 것에는 변함이 없으며, <시간> 역시 개봉이 아니라 30여 나라에 판권을 수출한 것처럼 한국 배급사에 판권을 판매한 것에 불과하다”며 “<시간>의 흥행결과가 안 좋으면 앞으로 아예 한국에 판권판매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출한 12편의 개봉성적이 대부분 좋지 못했던 것에 대해 “관객 수가 아니라 이해 측면에서 부가가치를 낳지 못하고 있다는 게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말한 김 감독은 “내 말이 협박처럼 또는 불평이나 하소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시간>이 다른 영화들의 국외개봉 성적처럼 20만명 이상 들게 되면 그때부터 차기작의 한국 정식 개봉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 한 작품을 끝내면 곧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갔던 김 감독이지만 “다음 영화에 대한 준비도 생각도 아직 없다”고 말해 현재의 고민을 가늠하게 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옅어지는 사랑의 감정을 회복하고자 다른 사람처럼 얼굴을 성형하는 여자와 애인의 관계를 그린 <시간>은 24일 전국 극장 10~15곳에서 개봉한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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