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친상간·사디즘·사지절단…
에로와 호러 버무린 논란작
에로와 호러 버무린 논란작
초등학생 미츠코는 우연히 부모의 섹스 장면을 목격한다. 아버지는 이때부터 구멍 뚫은 첼로 가방에 미츠코를 넣어 부모의 섹스 장면을 훔쳐보도록 강요한다. 성폭행도 한다. 점입가경으로 어머니는 미츠코를 질투하면서 학대하다가 사고로 죽는다. 자살을 시도한 미츠코는 다리 불구가 된다.
그러나 이 충격적인 이야기는 곧 타에코(미야자키 마스미)의 포르노 소설로 드러난다. 소설 속 미츠코 어머니와 똑같이 생긴 타에코는 자신의 소설만큼이나 해괴한 여자다. 타에코는 정체가 미심쩍은 젊은 조수 유지(이시다 이세이)에게 끌리고, 이때부터 소설 속 이야기, 타에코와 유지의 과거와 현실, 그리고 상상과 환상이 선명한 경계를 지운 채 때론 충격적으로, 때론 몽환적으로 뒤섞인다.
19일 개봉하는 〈기묘한 서커스〉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돼 논란에 가까운 화제를 낳은 일본 영화다. 근친상간과 불륜, 사도마조히즘, 사지절단 등 ‘센’ 것만 골라 모은 듯한 소재는 물론 이를 드러내는 자극적인 이미지들이 일단 충격적이다.
소재들에 걸맞게 에로와 스릴러, 호러와 판타지를 오가는 복합적인 장르도 관객들을 ‘기묘한’ 감상에 젖게 만든다. 또 현실인 듯싶다가 소설이 되고, 반전인 듯싶다가 환상이 되는, 그래서 뭐가 뭔지 헷갈리는 모호함이 영화 내내 머릿속을 헤집는다.
〈기묘한 서커스〉를 연출한 소노 시온 감독은 에로와 엽기, 호러 등을 버무려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자전거의 한숨〉(1990), 〈헤야〉(1994)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컬트 영화 〈자살 서클〉(2002) 등을 연출하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사진 코랄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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