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지상파 수다 전쟁…‘채널 돌려도 그 얼굴 그 얘기’

등록 2007-07-30 08:31

밤이면 밤마다 ‘수다 전쟁’. 지상파 방송의 토크 버라이어티 쇼.
밤이면 밤마다 ‘수다 전쟁’. 지상파 방송의 토크 버라이어티 쇼.
평일 밤 11시대 지상파 7개 프로가 토크쇼
“시청률 보장되고 제작비 적어” 방송사 선호
개인적인 수다가 넘실대는 토크 버라이어티가 넘쳐 나면서, 평일 밤 11시대 지상파의 ‘수다전쟁’이 치열하다. 이 시간대 지상파 3사가 편성한 9개 예능 프로그램 가운데 코미디 <개그야>(문화방송), 콩트 <헤이헤이헤이 시즌2>(에스비에스)를 제외한 7개가 모두 ‘토크 버라이어티’ 형식이다. 월요일 <미녀들의 수다>(한국방송) <야심만만>(에스비에스), 화요일 <상상플러스>(한국방송), 수요일 <황금어장>(문화방송), 목요일 <지피지기>(문화방송), <해피투게더 학교가자>(한국방송), 금요일 <놀러와>(문화방송)는 진행자와 고정 패널을 두고 매 회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해 이야기를 끌어낸다.

수다전쟁 최후 승자는?=주제는 다르지만 이들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사적인 이야기에 의존해 웃음을 유발한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한다. 연애담을 늘어놓는 <야심만만>이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내뱉는 <해피투게더>나 모두 “나는 이랬다~”로 진행되기는 매 한가지다. 시트콤이나 콩트 등 다양한 장르가 존재했던 지난해와 달리 토크쇼 일색이 된 이유는 무엇보다 <무한도전>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이유가 크다. 시청자들이 점차 솔직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원하게 된 까닭이다. <놀러와> 권석 피디는 “이제는 시청자들도 판에 박힌 이야기보다는 출연자들의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며 “가장 리얼하게 갈 수 있는 게 토크쇼에서 사생활을 털어놓는 것이다”고 했다. ‘토크’라는 장르가 상대적으로 적은 제작비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점도 이유다. <황금어장> 여운혁 피디는 이 프로그램이 콩트 형식에서 토크쇼로 바뀐 이유를 “콩트를 하고는 싶지만 제작비가 많이 들고 시간이 촉박해 한 주 한 주 해 나가기가 버겁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변잡담에 고액 출연료 =비슷한 형식의 프로그램들이 같은 시간대 몰려 시청률 경쟁을 하다 보니 화제가 될 독한 말이나 개인적인 이야기들에 의존하는 부작용도 초래한다.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 문화를 말하던 <미녀들의 수다>는 일요일 오전에서 월요일 밤으로 옮긴 뒤 ‘미녀들’의 열애설 등 사적인 이야기를 늘렸다. <황금어장>은 게스트가 중심이 된 ‘무릎팍 도사’의 인기에 힘을 얻어 패널들이 극을 끌어가는 또 다른 토크 코너 ‘라디오 스타’를 마련했다. <놀러와>는 아예 ‘스타 인 라인’라는 게스트의 주변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너를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해친다는 면에서도 문제다. 다른 프로그램을 보고 싶은 시청자들의 볼 권리를 침해할 뿐 아니라, 시청률에 의존한 신변잡기만 늘어놓으면서 예능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발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청자 조여남씨는 “진행자들이 농담 따먹기 식으로 말을 하고 회당 500만~900만원의 돈을 받아갈 자격이 있을지 의문이다”고 했다.

나올 수 있는 게스트는 한정되어 있는데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초대 손님이 겹치기도 한다. 7월13일 <놀러와>에 출연한 윤도현은 18일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 19일 <지피지기>에 출연했다. 여름 특집 때 항상 나오는 ’자유로 귀신’이야기는 <상상플러스> ‘공포특집’과 <놀러와> ‘괌 특집’에 차례로 등장하며 우려먹기 문제점도 드러냈다. <지피지기> 김영진 피디는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사전 취재에서 걸러 내고 편집하는 식으로 신경을 쓴다”고 했다.

그러나 수다를 무기로 삼는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은 갈수록 늘어나면서 출연자들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어떤 진행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가에 주력하다 보면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릴 때마다 비슷한 수다를 들어야 할 것이다. 수다를 무기로 삼기보다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무엇인가를 뚜렷이 결정해야 할 것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각사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