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01 16:38
수정 : 2005.04.01 16:38
사순절에 초콜릿 가게를 열고
초콜렛(K1 밤 12시20분)=혀 끝 뿐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어루만지는 초콜렛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감각적 쾌락을 예찬하는 우화적인 영화. 100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평범한 마을에 비엔(줄리엣 비노쉬)과 딸이 이사온다. 일요일에는 동네 사람 모두가 성당에 가야 하고, 사순절에는 모두 금식을 해야 하는 이 금욕적인 마을에서 비엔은 미사를 거부하고 사순절 기간에 초콜렛 가게를 연다. 비엔의 행동은 터줏대감들의 분노를 사지만 우연히 초콜렛을 먹은 마을 사람들은 이성에 대한 사랑에 눈을 뜨고 겨울같던 마을에는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초콜렛은 금지된 쾌락이다.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초콜렛은 악마의 유혹이지만 그 맛을 알아버린 사람들은 결코 거부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남편에게 맞고 사는 여성이거나 자식들에게 냉대받는 노파 등 그 사회의 약자들이다. 이들은 비엔과 연대감을 형성하면서 마을의 억압적인 분위기와 전선을 만들어간다. <개같은 내인생> <사이더 하우스> 등에서 삶에 대한 긍정과 낙관을 역설적으로 펼치던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초콜렛처럼 부드러운 영화다. 15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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