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궈룽 주연의 ‘아비정전’, 사진 스폰지·씨너스 제공
러닝셔츠 바람으로 맘보춤을 추던 장궈룽(장국영), 피투성이가 된 채 동성 연인에게 돌아와 안기는 장궈룽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스폰지하우스 광화문과 씨지브이 압구정은 1일 왕자웨이(왕가위) 감독, 장궈룽 주연의 영화 <아비정전>을 재개봉했다. 이날은 장궈룽이 홍콩의 한 호텔에서 ‘발없는 새’가 되어 투신 자살한 지 정확히 5년이 되는 날이다. <아비정전>은 ‘발없는 새’처럼 정착할 수 없는 영혼을 지닌 주인공 아비(장궈룽)의 고독한 내면을 느린 호흡으로 담아냈다. 장궈룽뿐 아니라 장만위(장만옥), 류더화(유덕화), 량차오웨이(양조위), 장쉐유(장학우), 리우쟈링(유가령) 등 홍콩 스타들의 젊은 시절과 마주할 수 있는 추억의 영화다.
씨너스 이수도 1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해피 투게더>를 상영한다. 왕자웨이 감독, 장궈룽·량차오웨이 주연의 이 영화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떠도는 두 남자의 사랑과 이별을 그려 1997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성애를 다뤘다는 이유로 개봉이 좌절됐다가 1년만인 1998년 가을 뒤늦게 관객을 만났다. 아름다운 영상과 탱고 선율이 인상적이다. 장궈룽은 이 영화에서도 훌쩍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냉정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5월부터는 파주의 씨너스 이채에서도 상영한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스폰지·씨너스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