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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위태롭되 깨지지 않는 백인 중산층가정 ‘스팽글리쉬’

등록 2005-04-21 17:29수정 2005-04-21 17:29



미국에는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백인 중산층이 자리잡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이런 백인 중산층 가정의 허위와 위기감을 직설적으로 고발한 영화는 많았다. <스팽글리쉬> 또한 비슷한 주제를 다루지만 뜻밖에도 영화 전반에 온기가 흐른다. 아닌 게 아니라 감독이 <제리 맥과이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등을 통해 따뜻하고 인간적인 미국인상을 보여줬던 제임스 브룩스다. 그가 7년만에 내놓은 신작 <스팽글리쉬>는 ‘스페인식 영어’를 뜻하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미국으로 이민온 멕시칸 모녀가 백인 중산층 가정과의 사이에서 겪게 되는 문화적 충돌과 혼란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편을 잃고 홀로 딸을 키우게 된 플로르(파즈 베가)는 순전히 딸 크리스티나를 위해 고향을 떠나 미국에 밀입국한다. 백인 중산층 가정에 가정부로 취직한 플로르는 말이 통하지 않음에도 겉으로 보이는 행복 속에 자리잡은 이 가정의 삐걱거림을 알아채고 혼란스러워 한다. 인간적인 면모를 중시하는 남편 존(애덤 샌들러)과 계산기를 들이대며 가족을 자신의 뜻대로만 움직이려 하는 아내 데보라(테아 레오니)의 가정은 줄타기를 하듯 위태롭게 유지된다. 이런 와중에 데보라는 자신의 뚱뚱한 딸 대신 예쁜 크리스티나에게 애정을 쏟고 크리스티나도 점차 백인 사회에 동화돼 간다. 플로르는 플로르대로 존과의 사랑을 싹 틔우다가, 자신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가는 딸을 보면서 고민하기 시작한다.

가정을 깨지 않은 채 갈등을 봉합하는 영화의 결말은 보수적이지만, 그게 얄밉게만 보이지 않는 건 이 영화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깃든 따듯함 때문인 듯하다. 22일 개봉.

서정민 기자, 사진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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