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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영상의 거장, 삼국지 영웅을 호령하다

등록 2008-06-26 19:17수정 2008-06-26 19:24

‘적벽대전’
‘적벽대전’
내달 개봉 ‘적벽대전’
소설 <삼국지> 같은 대작을 영화로 만들 때 생기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그 방대한 내용을 영화 한 편에 담을 수 있겠느냐는 것, 그리고 거의 모든 관객이 미리 내용을 알고 극장을 찾을 것이라는 점이다. <영웅본색>과 <첩혈쌍웅>으로 아시아 상업영화를 평정했으며, <미션 임파서블 2>와 <페이스오프>로 할리우드에서도 진가를 인정받은 우위썬(오우삼) 감독이라면 이 난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그의 해법은 ‘적벽대전’으로의 선택과 집중, 2부작으로 만들기, 원작 살짝 비틀기 등이었다.

캐릭터·에피소드 탄탄 ‘액션대가’ 진면목
2부작 중 첫편…한·중·일·대만 합작투자

■ 캐릭터가 살아 숨쉬는 유장한 연출

올 상반기 개봉했던 이인항 감독의 <삼국지-용의 부활>이 조자룡이라는 인물에 집중했다면, 우위썬 감독의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적벽대전이라는 역사적 전투에 주목한다. <삼국지…>의 경우 조자룡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겠다는 의도는 참신했으나, 앙상하고 상투적인 영웅 만들기에 그치고 말았다. 반면 <적벽대전…>은 주유(량차오웨이)와 손권(장첸), 조조(장펑이)와 제갈량(진청우)의 캐릭터를 채워나가는 연출이 거장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음악을 즐기는 지혜로운 ‘덕장’ 주유, 대륙을 호령하고픈 야망이 꿈틀거리는데도 고관대작들의 만류로 이를 억눌러야 했던 손권, 천하를 얻은 듯 야심만만하지만 늘 편두통으로 고생하는 조조, 세치 혀로 손권의 마음을 움직여 촉나라와 오나라의 동맹을 이뤄내는 제갈량 등 각각의 에피소드가 긴밀한 연관 속에서 유장하게 펼쳐진다. 극중 배역이 작기는 하지만,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는 관우나 불같은 성격과 엄청난 괴력으로 적진을 뚫고 나가는 장비, 전쟁 중에도 짚신을 삼는 유비의 모습도 충실히 그려져 있다. 특히 피가 튀는 백병전을 연출하는 솜씨는 역시 액션영화 전문가답다. 다만 영화의 절정에 해당하는 구궁팔괘진으로 적의 대군을 무찌르는 장면이 지나치게 장황해 아쉬움이 남는다.

‘적벽대전’
‘적벽대전’
■ 아시아 첫 사전동시제작 시리즈물


<적벽대전-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보려는 관객들이 꼭 알아둬야 할 정보가 하나 있다. 이 영화는 2부작으로 만들어진 <적벽대전>의 1편이며, 2편은 올겨울에 개봉할 예정이라는 사실이다. 적벽대전 하면 떠오르는 ‘수상 전투’는 2편으로 넘어가 있다.

위와 촉, 오 3국이 대립하던 서기 208년의 중국. 조조에게 쫓겨 퇴각을 거듭하던 촉의 유비군은 손권의 오와 손잡고 조조의 80만 대군에 맞서는 싸움을 준비한다. 촉-오 연합군은 고작 10만이지만 주유와 제갈량의 뛰어난 병법과 관우, 장비, 조자룡 등 명장들의 활약으로 조조의 대군을 서서히 압도하기 시작한다. 제작진은 “<반지의 제왕>이나 <캐리비안의 해적> 같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처럼 사전 동시 제작 시리즈물로 만들었다”며 “이런 방식은 아시아 영화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아시아 영화 사상 최고의 제작비인 800억원을 투입한 대작이라는 점도 제작진이 내세우는 자랑이다. 한국과 중국, 대만, 일본의 합작 투자가 이뤄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는 <삼국지>라는 텍스트를 영화화하는 일이어서 합작 투자의 의미가 더 새롭게 느껴진다. 7월10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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