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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돈벼락 맞은 꼬마 형제가 부닥친 세상 ‘밀리언즈’

등록 2005-04-28 18:22수정 2005-04-28 18:22



특별한 날 받고 싶은 선물을 꼽으라고 할 때 반드시 한두 손가락 안에 드는 게 바로 ‘현금’이다. 이는 곧 다가올 어버이날 선물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며, 심지어 어린이날 선물로 돈을 원하는 아이들도 있다. 원하는 그 어떤 물건과도 바꿀 수 있는 돈의 힘에 당당하게 맞설 사람이 얼마나 될까. <밀리언즈>는 새삼 돈의 실체를 곱씹어보게 만드는 영화다.

어느 날 하늘에서 돈 가방이 뚝 떨어진다. 100만파운드(약 19억원)가 든 이 가방은 9살 안소니(루이스 맥거본)와 7살 데미안(알렉스 에텔) 형제의 품에 안긴다.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하면 사람들이 뭐든 주는 것처럼 돈 가방도 하느님이 주셨다고 여긴 이들은 당연히 자기들 돈으로 여긴다. 하지만 열흘 뒤면 유로화 세상이 되고 파운드화는 휴지조각이 될 지경. 어른들 몰래 환전할 수도 없는 이들은 돈을 몽땅 써버리기로 마음먹는다.

같은 돈이지만 이를 쓰는 방식은 두 형제 사이에서 크게 엇갈린다. 부동산에 투자하려 하고 학교 친구들을 돈으로 매수해 수족처럼 부리는 등 어른흉내를 내며 ‘돈맛’을 즐기는 형과 달리 동생은 만나는 사람마다 “가난하신가요?”라고 물으며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 한다. 돈의 주인을 자처하는 현금 탈취범이 이들 앞에 나타나고 아버지에게 돈의 존재를 들키면서 형제는 돈 다발과 함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쉘로우 그레이브> <트레인스포팅>을 연출한 영국의 대니 보일 감독은 이번에 한없이 깨끗하고 맑은 동화를 만들어냈다. 그의 전매특허 격인 마약·섹스·폭력·욕설 등은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하늘의 성자·성녀들이 동생 데미안 앞에 나타나는 등 영화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아름다운 판타지를 만들어 나간다. 대니 보일의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가운데 데미안의 독백이 여운을 남긴다. “돈은 물질이고 물질은 변한다. 내 손에 있는 것 같지만 한순간 사라진다. 초콜릿처럼….” 5일 개봉.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유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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