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트우드와 말코비치의 대결
사선에서(K1 밤 0시20분)=지난해 〈트로이〉로 건재함을 과시한 독일 출신 감독 볼프강 페터슨의 1993년 연출작.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대통령 경호원으로, 존 말코비치가 암살범으로 등장해 벌이는 치밀한 심리대결이 돋보이는 액션영화다.
케네디 대통령이 저격될 당시 경호원으로 현장에 있었던 프랭크는 대통령을 구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다가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고 홀로 살아가는 나이든 비밀요원이다. 어느날 프랭크는 한 여자로부터 이상한 제보를 받고 찾아간 모텔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현장과 그곳에 있던 자신의 사진으로 가득 차 있는 방을 발견하고 같은 날 밤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자신을 존 부스라고 소개한 이 남자가 자신을 희롱하며 현직 대통령 암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걸 알아챈 프랭크는 대통령 경호를 자청하고 나선다. 오랜만에 복귀한 팀에서 젊은 동료들과 삐걱거리면서도 프랭크는 암살범의 정체를 집요하게 찾아내지만 암살범을 추격하는 중에 파트너가 총상으로 사망하게 돼 곤경에 몰리게 된다.
중간에 여자 경호원과의 로맨스가 극의 흐름을 지체시키는 등 허술한 부분들이 눈에 띔에도 이스트우드와 존 말코비치의 팽팽한 연기대결이 드라마의 흠결을 충분히 보상한다. 15살 이상 시청가.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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