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핀란드 녹인 ‘오니기리’ 온기
카모메 식당(K1 밤 0시55분) 무대는 핀란드 헬싱키. 사치에(고바야시 사토미)는 낯선 도시에서 홀로 식당을 꾸려가고 있다. 주 메뉴는 일본의 대표 음식인 ‘오니기리’(주먹밥). 가게 문은 열었지만, 수줍은 핀란드인들은 텅 빈 가게를 지키는 사치에를 힐끗거릴 뿐 좀처럼 가게 안으로 들어서지 못한다. 드디어 첫 손님! 사치에는 짧은 일본어로 말을 걸어오는 핀란드 청년 토미(자코 니에미)에게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무료로 대접한다. 평온한 사치에의 일상에 느닷없이 찾아온 미도리(가타기리 하이리), 그리고 공항에서 가방을 잃어버리고 사치에의 도움을 받게 된 마사코(모타이 마사코). 세 여성은 서로를 끌어안고 작은 식당에 온기를 불어넣기 시작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큰 사건은 없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피곤에 지친 날 짧은 단잠을 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랏샤이!”(어서 와요)라고 외치는 사치에의 단정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 2006년 작.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