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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코치 카터’ 농구하려면 공부하고 와!

등록 2005-05-09 18:10수정 2005-05-09 18:10



1999년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실화를 영화로 만든 <코치 카터>는 학원 드라마와 스포츠 드라마의 흥미를 고루 버무린 영화다. 빈곤지역의 고등학교 농구부 아이들이 엄격하면서도 인간적인 코치를 만나 농구실력에서도, 학업성적에서도, 또 인간적으로도 부쩍 성장한다는 교과서적 성공 스토리이지만 농구공처럼 탄력 넘치는 아이들의 모습과 경기 장면들을 삽입해 이야기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가난한 흑인 아이들이 많은 리치몬드 고등학교 농구부 새 코치에 이 학교 출신의 켄 카터(새뮤얼 잭슨)가 부임한다. 매일 연패하는 이 팀의 승리를 약속하며 카터는 세 가지 조건을 내세운다. 전 부원이 C+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하고 기본 수업 일수를 채워하 하며 수업시간에는 맨 앞자리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 대신 농구를 선택한 학생들의 반발심이 커지지만 이 모든 게 지켜지지 않을 경우 체육관을 폐쇄하겠다는 카터의 의지는 단호하다.

카터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못지않은 ‘참교육’선생님이지만 그의 참교육 실천방향은 반대다. 학원 드라마의 멋진 선생님들이 대체로 주류 가치에 반기를 든 반면 카터는 ‘운동도 열심, 공부도 열심’이라는 ‘꼰대’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할 확률보다 범죄자가 될 확률이 훨씬 높은 이 지역에서 아이들이 벗어날 유일한 방법은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의 현실주의는 게토화 되어가는 빈민지역의 학교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성적에 대한 압박과 모범생 이데올로기가 강고한 한국사회에서 <코치 카터>는 철 지난 교과서처럼 보인다. 특히 반발하는 아이들에게 체육관 돌리기, 팔굽혀펴기를 몇천번씩 강제하는 모습은 대한민국 학교의 구악적 행태를 떠올리게 한다. 어쨌든 <코치 카터>의 아이들은 육체적 고통 속에서 코치의 깊은 뜻을 이해한다. 그러나 영화는 주인공들 같은 또래 관객보다는 교사나 학부형들이 더 좋아할 것 같다. 13일 개봉.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사진 UIP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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