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사랑은 아프지만 해볼만한 것일까
사랑니(K2 밤 12시25분)=첫사랑을 닮은 열일곱 살의 학원생 이석(이태성)을 사랑하게 된 서른 살 조인영(김정은)의 솔직하고 당당한 사랑 이야기다. 언제나 자신의 직관에 따라 똑바로 살아 가는 입시학원 수학 강사 인영은 아름답고 씩씩한 여자다. 그러나 인영과 이석 앞에 예기치 않은 인물들이 나타나면서 영화는 흥미진진해진다.
학원으로 이석을 찾아온 열일곱 살의 여학생과 13년 만에 인영 앞에 나타난 ‘진짜’ 이석. 영화가 흥미로운 건 네 명의 등장 인물들이 존재하는 시간의 결이 뚜렷하지 않고 묘하게 엇갈린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 속에서 모든 사랑에는 자신만의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도 사랑했던 이와 함께했던 장소, 습관, 추억 등을 자신도 모르게 반복하고 있는 걸 발견하고 문득 놀라는 영화 속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다. 영화는 결국, 사랑은 힘들지만 해볼만한 것이라고 말한다. 감독 정지우.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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