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진사댁 경사
60년대 ‘컬러 사극’ 맛보는 재미
맹진사댁 경사(E 밤 11시25분)=돈으로 벼슬을 산 맹진사(김승호)는 명문가와 사돈을 맺기 위해 외동딸 갑분이(이빈화)를 도라지골 김판서의 아들 미언(김진규)에게 시집보내려 한다. 그러나 도라지골의 어느 선비가 미언이 절름발이라는 소문을 전해준다. 갑분은 “병신에게 시집갈 순 없다”며 펄펄 뛰고, 맹진사는 고민 끝에 갑분이의 하녀 이쁜이(최은희)를 갑분이 대신 미언에게 보낼 계획을 짠다.
영화는 여러모로 한국 영화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오영진의 유명 희곡을 바탕으로 초기 한국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도맡았던 김승호, 김진규·최은희 등 최고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60년대로는 드문 컬러 영화로 당대 사극의 질감을 맛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출을 맡은 이용민 감독은 니혼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한 뒤, 60년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공포영화 감독으로 이름을 떨쳤다. 대표작은 <목 없는 미녀>(1966년)다. 1962년작.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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