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
‘스토커’ 영화 원조의 맛
어둠 속에 벨이 울릴 때(E 밤 11시35분) 이제는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감독의 데뷔작. 데이브 가버(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캘리포니아 한 방송국의 라디오 디제이다. 한 여성으로부터 계속 “저를 위해 ‘미스티’를 틀어주세요”라는 요청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데이브는 단골 바에서 에블린(제시카 월터)이라는 여자를 만난다. 에블린은 늘 <미스티>를 요청했던 당사자로, 둘은 함께 밤을 보낸다.
다음날부터 에블린의 ‘스토킹’이 시작된다. 무작정 데이브의 집에 쳐들어오고,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는 자리를 급습해 행패를 놓는다. 이미 약혼녀가 있는 데이브가 관계를 끊으려 하자, 에블린은 자살까지 시도한다. 영화는 <미저리>(1990)를 떠올리게 만드는 ‘스토커’ 드라마의 원조다. 약혼녀가 있는 남자가 호감을 보이는 여자와 하룻밤을 지낸 뒤 치러야 하는 고통을 매끈한 스릴러로 뽑아냈다. 앤절리나 졸리가 주연한 <체인질링>(2008)과 비교하며 감상해도 좋을 듯. 1971년 작.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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