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지붕 밑
‘신-구의 공존’ 60년대 서울 풍속도
서울의 지붕 밑(E 밤 11시25분) 서울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김학규(김승호)는 건너편에 새로 생긴 산부인과 탓에 환자가 줄어 골머리를 앓는다. 남편과 사별한 딸 현옥(최은희)은 산부인과 의사 최두열(김진규)과 좋은 감정을 나누지만 김학규는 둘의 사이를 반대하고, 아들 현구(신영균)가 데려온 신붓감도 동네 주막집 딸이라며 어깃장을 놓는다.
영화는 새로운 시대와 낡은 시대가 공존하던 서울의 풍속도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1960년대 한국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도맡았던 김승호, 전형적인 인텔리의 모습을 보였던 김진규, 성실한 젊은이 역을 자주 맡았던 신영균 등이 총출동했다. ‘김승호-신영균’ 부자는 같은 해 한국 영화의 명작으로 꼽히는 <마부>에도 출연했다. 세대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아버지의 고군분투를 희극적인 톤으로 재현해 호평을 받았다. 9회 아시아 영화제와 3회 프랑크푸르트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 이형표 감독, 1961년 작.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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