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부터 <가족> <간 큰 가족> <도쿄타워> <마이파더> <언더 더 세임 문> <집으로>.
설 특집
경제 불황의 여파로 마음마저 싸늘하게 식었다. 추워진 날씨 탓에 외출은 두렵고, 극장은 사람들로 붐빌 게 뻔하다. 안방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울 영화 한 편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지난해부터 합법적인 인터넷 다운로드 시장이 열려 500~3000원선의 값에 영화 한 편을 내려 받을 수 있다.
도쿄타워·간 큰 가족·집으로·마이파더…
사랑으로 감싸는 따뜻한 이야기 ‘강추’ ■ 다시 불러보는 이름…어머니=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딸의 눈으로 어머니의 소중함을 그린다면, 영화 <도쿄타워>(2007)는 아들의 시각에서 어머니를 그린다. 아버지의 외도로 혼자가 된 어머니에게 남은 것은 아들 마사야(오다기리 조) 뿐이다. 어머니는 학업을 위해 아들을 도쿄로 보내지만, 아들은 그 간절한 마음을 알 리 없다. 보내준 학비와 생활비를 술·도박·여자에 탕진하고, 다시 어머니에게 손 벌리는 생활을 계속한다. 어머니의 소원은 아들의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어보는 것. 아들을 돌보는 사이 꽃 같던 어머니의 젊음이 지고, 할머니가 된다. 그리고 뜻밖의 병이 찾아온다. 자식들은 늘 한 발 늦게 부모의 사랑을 깨닫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 마련이다. 일본적 감성에 기댄 영화지만, 한국인에게도 거부감 없는 울림을 준다. 내려받기 가격 500원. 지난해 10월 개봉한 멕시코 영화 <언더 더 세임 문>(2008)은 21세기판 ‘엄마 찾아 3만리’다. 멕시코의 9살 난 소년 카를리토스에게는 4년 전 미국으로 떠난 엄마가 있다. 엄마 로사리오가 떠난 이유는 단 하나. 아들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키워야겠다는 바람이다. 엄마와 아들을 잇는 끈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오는 짧은 전화 한 통 뿐이다. 갑작스레 할머니가 죽자 카를리토스는 엄마를 찾아 미국 밀입국을 감행하는데…. 2000원. ■ 늘 고독했던 이름…아버지=어머니란 단어의 느낌이 ‘포근함’이라면, 아버지는 ‘어색함’이나 ‘무뚝뚝함’이 아닐까. “왜 왔어, 언제 나갈거야?” 영화 <가족>(2004)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건네는 첫 인사는 매몰차다. 전과 4범에 살인미수 혐의로 3년 동안 교도소에 다녀온 딸(수애)에게 아버지(주현)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늦둥이 동생 정환을 보러 왔을 뿐인 딸도 아버지의 태도가 원망스럽다. 그러나 표현할 방법을 모를 뿐, 무뚝뚝한 아버지에게도 애끓는 부정이 있다. 500원. <간 큰 가족>(2005)의 아버지(신구)는 생전 통일이 되면 가족에게 50억원 상당의 유산을 남기고, 통일이 되기 전에 사망하면 전액을 통일부에 기증한다는 유언을 남긴다. 그런 아버지가 3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망선고’를 받는 날, 빚 독촉에 시달리는 아들(감우성)은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벌이기로 마음 먹는다. 아버지가 통일에 집착하는 것은 북에 두고 온 딸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다. 남쪽 자식들은 아버지를 이해하면서도 말 못할 서운함을 느낀다. 1500원. ■ 그리고…할머니=외갓집 기억은 어슴프레한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외갓집에는 글 모르고, 말도 못하는 꾸부정한 외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다. <집으로>(2002)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공통된 할머니를 끄집어 낸다. 도시에서 태어난 영악한 7살 상우(유승호)는 엄마의 사정이 나빠져 할머니와 당분간 생활해야 한다. 상우는 건전지를 사기 위해 할머니의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할머니 앞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탄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그렇듯 할머니는 상우를 나무라지 않는다. 500원. ■ 진짜 가족이 아니어도 좋아=<마이파더>(2007)는 혈연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자상한 양부모 아래 자라난 입양아 제임스 파커(대니얼 헤니)는 주한미군 신분으로 한국을 찾았다. 좋은 양부모 아래 구김 없이 자랐지만 여전히 친부모를 그리워한다. 파커는 카투사 친구의 도움으로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친부(김영철)임을 주장하는 남자와 만난다. 그러나 그는 살인죄로 감옥에 갇힌 사형수. 파커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버지를 안타까워하며 자주 감옥을 찾고, 둘 사이에는 정이 싹튼다. 그러나 아버지로 믿었던 남자는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비밀이 있다. 한국방송 일요스페셜 <나의 아버지>에 방영된 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옮겼다. 1500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사랑으로 감싸는 따뜻한 이야기 ‘강추’ ■ 다시 불러보는 이름…어머니=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딸의 눈으로 어머니의 소중함을 그린다면, 영화 <도쿄타워>(2007)는 아들의 시각에서 어머니를 그린다. 아버지의 외도로 혼자가 된 어머니에게 남은 것은 아들 마사야(오다기리 조) 뿐이다. 어머니는 학업을 위해 아들을 도쿄로 보내지만, 아들은 그 간절한 마음을 알 리 없다. 보내준 학비와 생활비를 술·도박·여자에 탕진하고, 다시 어머니에게 손 벌리는 생활을 계속한다. 어머니의 소원은 아들의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어보는 것. 아들을 돌보는 사이 꽃 같던 어머니의 젊음이 지고, 할머니가 된다. 그리고 뜻밖의 병이 찾아온다. 자식들은 늘 한 발 늦게 부모의 사랑을 깨닫고 참회의 눈물을 흘리기 마련이다. 일본적 감성에 기댄 영화지만, 한국인에게도 거부감 없는 울림을 준다. 내려받기 가격 500원. 지난해 10월 개봉한 멕시코 영화 <언더 더 세임 문>(2008)은 21세기판 ‘엄마 찾아 3만리’다. 멕시코의 9살 난 소년 카를리토스에게는 4년 전 미국으로 떠난 엄마가 있다. 엄마 로사리오가 떠난 이유는 단 하나. 아들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키워야겠다는 바람이다. 엄마와 아들을 잇는 끈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에 오는 짧은 전화 한 통 뿐이다. 갑작스레 할머니가 죽자 카를리토스는 엄마를 찾아 미국 밀입국을 감행하는데…. 2000원. ■ 늘 고독했던 이름…아버지=어머니란 단어의 느낌이 ‘포근함’이라면, 아버지는 ‘어색함’이나 ‘무뚝뚝함’이 아닐까. “왜 왔어, 언제 나갈거야?” 영화 <가족>(2004)에서 아버지가 딸에게 건네는 첫 인사는 매몰차다. 전과 4범에 살인미수 혐의로 3년 동안 교도소에 다녀온 딸(수애)에게 아버지(주현)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늦둥이 동생 정환을 보러 왔을 뿐인 딸도 아버지의 태도가 원망스럽다. 그러나 표현할 방법을 모를 뿐, 무뚝뚝한 아버지에게도 애끓는 부정이 있다. 500원. <간 큰 가족>(2005)의 아버지(신구)는 생전 통일이 되면 가족에게 50억원 상당의 유산을 남기고, 통일이 되기 전에 사망하면 전액을 통일부에 기증한다는 유언을 남긴다. 그런 아버지가 3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망선고’를 받는 날, 빚 독촉에 시달리는 아들(감우성)은 아버지를 속이기 위한 프로젝트를 벌이기로 마음 먹는다. 아버지가 통일에 집착하는 것은 북에 두고 온 딸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다. 남쪽 자식들은 아버지를 이해하면서도 말 못할 서운함을 느낀다. 1500원. ■ 그리고…할머니=외갓집 기억은 어슴프레한 따뜻함으로 다가온다. 기차 타고, 버스 타고, 먼지 날리는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외갓집에는 글 모르고, 말도 못하는 꾸부정한 외할머니가 기다리고 있다. <집으로>(2002)는 모든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공통된 할머니를 끄집어 낸다. 도시에서 태어난 영악한 7살 상우(유승호)는 엄마의 사정이 나빠져 할머니와 당분간 생활해야 한다. 상우는 건전지를 사기 위해 할머니의 은비녀를 훔치고, 양말을 꿰매는 할머니 앞에서 롤러블레이드를 탄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할머니가 그렇듯 할머니는 상우를 나무라지 않는다. 500원. ■ 진짜 가족이 아니어도 좋아=<마이파더>(2007)는 혈연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자상한 양부모 아래 자라난 입양아 제임스 파커(대니얼 헤니)는 주한미군 신분으로 한국을 찾았다. 좋은 양부모 아래 구김 없이 자랐지만 여전히 친부모를 그리워한다. 파커는 카투사 친구의 도움으로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할 기회를 얻는다. 그리고 친부(김영철)임을 주장하는 남자와 만난다. 그러나 그는 살인죄로 감옥에 갇힌 사형수. 파커는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버지를 안타까워하며 자주 감옥을 찾고, 둘 사이에는 정이 싹튼다. 그러나 아버지로 믿었던 남자는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비밀이 있다. 한국방송 일요스페셜 <나의 아버지>에 방영된 입양아 애런 베이츠의 실화를 옮겼다. 1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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