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키친’, 두 남자를 사랑해도 괜찮아

등록 2009-02-01 19:11수정 2009-02-03 10:35

〈키친〉
〈키친〉
홍지영 감독 ‘키친’
여성 감독 홍지영씨의 데뷔작 <키친>은 흔한 멜로영화와는 다른 지점에 서 있다. 로맨스로 시작했다 스릴러로 끝나는 영화쯤 될 거라는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간다.

요리 영화의 탈을 쓴 이 영화(실제로 요리의 재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상당한 성과를 낸다)는 손예진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처럼 새로운 남녀 관계에 대해 성찰한다. 하지만 <아내가 …>와는 다른 점이 많다. <키친>의 사실주의적 접근에 비하면, 지성과 외모를 겸비한, 완벽한 여자를 설정한 <아내가 …>는 판타지에 가깝다. <아내가 …>가 부지런한 여자가 두집살림을 하다 티격태격하는 과정을 거쳐 결국 한집에 모여 살게 되는 이야기라면, <키친>에서는 한 여자와 두 남자가 한집에 살다 티격태격하는 과정을 거쳐 각자 뿔뿔이 흩어지고 만다.

 아내를 극진히 아끼는 자상한 남편 상인(김태우)과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저돌적인 연하남 두레(주지훈) 사이에서 치명적 시소게임을 벌이던 모래(신민아)는 둘 다 포기하고 자신만의 길을 간다. 여기까지는 고답적인 플롯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영화는 결말을 열어 두고 있다. 이들이 다시 합쳐 <아내가 …>와 같은 결론을 낼 수 있다는 인상을 짙게 풍긴다. 적어도 영화라는 텍스트 안에서는 일처다부제의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더 지나면, 양성애자 남성이 왕과 왕비를 모두 품는다는 <쌍화점> 식의 동거 역시 ‘장렬한 최후’ 대신 ‘달콤한 결말’을 맞을 날이 올까?

 홍 감독은 케이크를 소재로 한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만든 민규동 감독과 부부 사이다. 5일 개봉.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수필름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