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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그는 내 다리털까지 사랑할까?

등록 2005-05-13 15:27


영화 속 건강 | 어바웃러브

수년째 친구의 애인을 연모해 온 아치(더그레이 스콧 분)는 술 취한 어느 밤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른다. 주운 씨앗 봉투에 끄적거린 사모곡(思慕曲)이 그만 우체통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 익명의 러브레터를 배달받은 앨리스(제니퍼 러브휴잇 분)는 연인인 샘(지미 미스트리 분)의 로맨틱한 장난인 줄 알고 기뻐한다. 이에 맞장구치려 ‘미지의 여인’인 양 샘에게 카드를 보내는 앨리스. 그런데 샘의 반응이 이상하다. 카드를 숨기더니 미지의 여인에게서 전화가 오길 기다리기까지 하는 게 아닌가! 초조해진 앨리스는 미지의 여인으로 변신, 직접 샘 앞에 나타나기로 한다. ‘단박에 나를 알아보고 귀여운 장난쟁이라며 안아주겠지?’ 의심 반 믿음 반, 마지막 희망을 걸고 약속 장소에 나타난 앨리스는 샘의 진실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믿고, 의심하고, 집착하고, 버림받는 과정을 겪고서야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진짜 사랑’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인생을 통해 익히 경험한 내용이기에, 관객들 대부분은 ‘뻔한 이야기’라 반응했단다. 하지만 사랑 사수를 위한 앨리스의 노력은 사랑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던 우리의 젊은 날을 회상케 해 나름대로 공감대를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섹시한 의상과 가발로 변신을 시도하던 앨리스는 마지막 단계에서 ‘전신 제모’의 고통을 겪는다. ‘변신하려면 제대로 하라’는 언니의 지략에 휘말려 뷰티룸에 감금된 채 온몸의 털이 뽑히는 것이다. 복도에 울려 퍼지던 앨리스의 비명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앨리스의 제모는 사랑을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비쳐지지만, 사랑을 확인하기 위한 애끓는 노력이기도 하므로 밉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어느 남자가 자신의 마음을 얻으려 애쓰는 여인을 미워하겠는가.

더구나 자가 제모는 그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털이 뽑힐 때는 물론이려니와 그 부작용이 더한 고통을 부른다. 면도나 족집게, 왁싱 등의 자가 제모는 피부를 자극해 자극성 피부염을 일으키기 일쑤다. 다시 난 털이 피부를 찌르는 가성모낭염도 발생한다. 털 뽑은 부위 주변에 색소침착이 생기고,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다행히 현대의학은 레이저를 이용해 영구적으로 털이 나지 않게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레이저가 검은 모낭을 파괴해 털의 근본을 없애는 것이다. 많은 여성이 이로 인해 자가 제모의 고통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의 80%가 4~8주마다 사랑을 위한 고통 겪기를 반복한다. 털은 뽑은 지 4~8주면 다시 멀쩡하게 생장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그녀의 털 없는 매끈한 종아리가 아니라 그녀의 모든 것을 껴안는 것. 연인들이여, 샘이 아닌 아치의 사랑이 빛나는 이유가 거기에 있음을 명심하자.

송원근/ 테마피부과 원장 www.beautysk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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