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비즈니스 은하계의 왕 루커스씨 다스 베이더 돼가는것 아녜요?

등록 2005-05-18 18:27수정 2005-05-18 18:27

스타워즈 시리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은 영화 홍보에 깐깐하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1999년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개봉하면서 홍보용 스틸 사진도 직접 결정했고, 사전 정보도 그가 정하는 만큼만 공개했다. 또한 영화 시작 전에 광고 상영 금지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였다. 이번에 개봉하는 <시스의 복수>도 예외가 아니다. 스틸 사진을 직접 고르는 것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어떤 컷을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도 제한했고 전세계 국가의 개봉 날짜는 물론 시사 일정까지 직접 정했다. 언론 외에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시사회도 열지 않았다. 몇 년 전 아내와 이혼했을 때는 직접 고른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엄마 없이 아이들을 성실하게 키우는 아버지로 그려달라”며 이미지 메이킹까지 챙길 정도였다.

고인이 된 스탠리 큐브릭 감독도 자기 영화의 홍보 내용과 방식을 직접 챙기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큐브릭과 달리 루카스의 이런 태도를 두고서 현지 언론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온다. 큐브릭 영화와 달리 <스타워즈> 시리즈는 그 자체로 거대한 산업이 됐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알려져 있다시피 <스타워즈> 시리즈의 마케팅은 영화가 비즈니스로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시금석이었다. <스타워즈> 첫 시리즈부터 마케팅과 관련상품 개발에 비상한 열정을 보여온 루카스는 장난감부터 책, 의류, 과자에 이르기까지 수백 가지 상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제품과 연계해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 최근호는 <스타워즈> 시리즈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과 앞으로 벌어들일 돈을 환산하면 200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는 수치를 내놓았다. 이는 파라과이의 한해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돈이라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시스의 복수> 개봉 전부터 햄버거와 초콜릿, 시리얼 등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겨냥한 상품의 포장지를 도배하거나 끼워팔기 식으로 등장하는 다쓰 베이더를 루카스에 비유하면서 “<스타워즈> 시리즈는 엔터테인먼트 판권 산업의 은하계 그 자체”라고 비꼬았다. 루카스는 몇 년 전 <스타워즈> 시리즈의 제작과정을 담은 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에서 의미심장한 고백을 했다. “거대한 스튜디오 시스템의 통제를 벗어나 온전한 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도 독립적으로 영화작업을 해왔는데 이제 내 작업과 스튜디오 자체가 내가 그렇게도 혐오하던 메이저 스튜디오처럼 비대해졌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여전히 메이저 방식의 홍보와 마케팅을 꼼꼼히 챙긴다. 스스로 혐오하던 악의 세력의 편에 서서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듯 그 길을 가는 다쓰 베이더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건 잠시다. 다쓰 베이더에서 루카스로 옮겨가는 순간, ‘비장함’이 ‘쫀쫀함’으로 바뀐다.

김은형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