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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공룡 CGV, 예술영화까지 꿀꺽?

등록 2009-04-23 20:28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 4편 독점개봉 눈총
국내 최대 극장 체인망을 갖고 있는 시지브이(CGV)가 예술영화 시장까지 독점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오는 5월 14일 개봉할 예정인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사진)의 배급사인 스폰지는 이 영화를 시지브이 예술영화 전용관인 무비꼴라주와 스폰지하우스에서만 독점 개봉하기로 했다. 시지브이는 이 영화를 2주동안 상영하는 대신 홈페이지에 영화 광고를 해주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스폰지와 시지브이는 <잘 알지도…> 외에, <오이시맨>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보트> 등 4편을 이런 방식으로 개봉했거나, 개봉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예술영화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 쿼터 맞추기도 힘든 작은 극장들을 말려죽이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예술영화 전용관 관계자는 “개봉 뒤 3주가 지나야 <잘 알지도…>의 필름을 줄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최근에는 2주만 지나도 잠재 관객이 거의 다 소진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영화를 아예 안 주겠다는 말이나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금을 받는 시지브이가 되레 영화 다양성을 해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한 예술영화 배급사 대표도 “<워낭소리> 성공 이후 시지브이가 예술영화, 독립영화도 독점하려는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며 “다들 불만은 있지만 시지브이가 워낙 슈퍼 멀티 갑이니까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 달 생각을 못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특정 개인이 나섰다가는 이 바닥에서 매장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성규 스폰지 대표는 “저희를 포함한 모든 예술영화 배급사들이 시지브이에 먼저 줄을 서는 상황은 이미 오래 된 일”이라며 “시지브이 독점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멀티플렉스에 기대지 않으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 자체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죽하면 이렇게 했겠느냐”며 “나도 이런 상황이 싫다”고 했다.

이상규 시지브이 홍보팀장은 “배급사는 홍보에 유리하고, 우리는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가 먼저 제안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시지브이 무비꼴라주는 전국에 모두 10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동수원, 오리, 구로 등 3개관이 올해 예술영화 전용관 지원사업에 선정돼, 영진위로부터 지원금 9500만원을 받았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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