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인권 무심한 어른들에게…국내외 작품 32편 상영
인권운동사랑방이 20~26일 서울아트시네마(옛 허리우드 극장)에서 제9회 인권영화제를 연다.
인권운동사랑방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인권은 그동안 어른들의 시선에 파묻혀 일상에서 배제돼 왔다”며 “어린이·청소년 인권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올해 영화제의 주제를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는 주제 섹션이기도 한 ‘어린이·청소년의 인권’을 포함해 ‘해외 작품’, ‘국내 작품’, ‘비디오로 행동하라’ 등 4개 섹션에서 모두 32편의 영화들을 상영한다.
<먼지, 사북을 묻다>로 제6회 인권영화상을 수상했던 이미영 감독은 <사레가마 송>을 들고 다시 인권영화제를 찾았다. <사레가마 송>은 카트만두 근처 바네빠 아이들의 고된 노동과 카스트 차별을 노래로 풀어낸 뮤직비디오다. 여성영상집단 ‘움’이 제작한 <이반검열>은 여성이면서 동성애자이자 청소년인 ‘3중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 동성애자 청소년들의 생생한 증언을 통해, ‘이반검열’로 동성애자를 색출해 정·퇴학을 시키고 스킨십 정도에 따라 벌점을 매기는 학교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한다. 또 <우리 사이>는 출품작 가운데 유일하게 어린이·청소년 인권의 당사자인 어린이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영화다. 실제 엄마와 자녀들이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연기하고 촬영했으며, 어린이들이 알게 모르게 겪는 인권 침해 사례를 아침·점심·저녁 세 시퀀스로 나눠 보여준다.
이밖에 개막작인 <예스맨>(미국, 댄 올맨 감독)은 세계무역기구를 패러디한 웹사이트를 만들다 이 기구 관계자로 오해받아, 세계 각지에서 열린 주요 경제 회의에 초청받게 된 반신자유주의 만담가 두 명의 행보를 좇은 ‘신자유주의 풍자’ 영화다. 상영작 가운데 인권운동활동가와 영화계인사 등 6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하는 ‘인권영화상’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다시 상영된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