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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뒤통수 치는 전쟁…회초리 든 영화

등록 2009-12-13 22:00

영화 ‘엘라의 계곡’
영화 ‘엘라의 계곡’
이라크전 반성 ‘엘라의 계곡’
지난 10일 개봉한 영화 <엘라의 계곡>의 제목은 의미심장하다. 예루살렘과 베들레헴 남서쪽에 있는 엘라의 계곡은 훗날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다윗과 골리앗(고대 팔레스타인 민족의 하나인 블레셋의 장수)이 싸웠던 곳이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 <아버지의 깃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크래쉬>의 연출자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폴 해기스 감독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벌인 전쟁을 다윗과 골리앗이 벌인 싸움의 연장이라고 보는 것 같다. 다만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 미국이 현대판 골리앗이 되었다는 점이 달라졌을 뿐. 그렇다고 감독의 관심사가 기독교와 이슬람의 대결에 있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전쟁이 어떻게 평범한 젊은이들을 괴물로 변하게 하는지를 사후적으로 증명하는 데 주력한다.

헌병 수사관 출신의 행크 디어필드(토미 리 존스)는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퇴역 군인이다. 평소 신념에 따라 두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만, 첫째를 전쟁터에서 잃은 데 이어, 둘째마저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실종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는다. 아들의 소속부대가 마약 관련 단순 실종 사건으로 서둘러 종결지으려하자, 행크는 여형사 에밀리 샌더스(셔를리즈 시어런)의 도움을 받아 직접 진실을 밝혀나간다. 아들의 휴대전화에 남아있던 동영상과 아버지에게 보낸 이메일, 현장에 남겨진 미약한 증거와 증언들을 토대로 아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은 전쟁의 무자비한 실체와 맞닥뜨리게 되는 고통스런 경험이다. 이라크전을 반성하는 일련의 미국 영화 중 가장 묵직한 메시지를 감동적으로 전하는 영화다.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인터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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