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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6.22 17:38 수정 : 2005.06.22 17:38

광활한 사하라 사막에서 사라진 함선을 찾아라! 그 와중에 전염병의 실체도 밝히고, 반군과 다국적 기업의 음모도 분쇄하라! 게다가 남녀 주인공인 세계적 스타 매튜 매커너헤이와 페넬로페 크루즈가 영화를 찍다가 사랑에 빠졌다! 일단, 이 스케일 큰 공간과 스토리, 스캔들에 두 눈이 번쩍 뜨인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도 번쩍 눈 뜬 것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보물 탐험가 더크(매튜 매커너헤이)와 알(스티브 잔)은 남북전쟁 당시 사라진 ‘죽음의 함선’을 찾기 위해 아프리카 말리로 떠난다. 그리고 세계보건기구(WHO) 의사인 에바(페넬로페 크루즈)는 아프리카에 퍼지고 있는 전염병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더크 일행의 배에 묻어 말리로 들어간다. 하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잔인한 반군 투아레그족의 공격과 반군의 힘을 등에 업은 거대 다국적 기업의 검은 음모다.

그 뒤는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남의 땅 사하라에 파묻혀 있던 보물은 원래 내(미국) 것이었다는 할리우드식 가치관도 다른 할리우드 탐험 영화들과 꼭 닮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사하라>의 상상력은 다른 탐험 영화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성기고 어설프다. 남북전쟁 때 사라진 함선이 불어난 강물을 따라 사하라 사막 한 가운데까지 흘러왔다든가, 지구는 물론 지구 밖 곳곳을 인공위성으로 실시간 체크하는 미국이 사막 한 가운데에서 보란듯이 번쩍거리는 ‘검은 음모’의 구조물을 몰랐다든가 하는 설정은 영화의 긴장감을 순식간에 떨어뜨린다.

<사하라>는 1억3천만 달러를 들여 모로코 사막과 스페인을 거쳐 런던까지 돌며 로케이션을 감행한 끝에 만들어진 영화다. 돈 많이 들이고 고생 많이 했다고 해서 꼭 좋은 영화가 나오는 건 아닌 것 같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사진 시네와이즈필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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