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태평로 한국언론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영화산업 정상화를 위한 요구 사항 등을 밝히고 있다.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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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송광호씨 “배우 실명비판 강우석감독 사과 요구”
“매니지먼트사의 기여 없는 공동제작 요구와 부당한 제작지분 요구에 단호히 대처하겠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회장 김형준)는 28일 서울 한국언론회관(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발표했다. 강우석 감독(시네마서비스),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이은 엠케이픽처스 대표, 신철 신씨네 대표,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등 한국영화 주요 제작자들이 대거 모인 이 자리의 참석자들은 “스타를 권력으로 가진 매니지먼트사가 제작사의 지분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과도한 출연료와 함께 제작비 상승과 수익률 저하의 원인이 돼 영화산업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매니지먼트사가 기획 과정에서 아무런 기여 없이 공동제작을 요구하거나 흥행 보너스가 아닌 제작사 지분을 요구하는 등 스타 캐스팅을 조건으로 한 부당한 요구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협은 불균형한 제작비 구조를 합리화하고, 수익률보다 가파르게 높아져가는 제작비 상승을 막기 위해 표준제작규약을 만들고 연기학교를 설립해 직접 스타들을 키워내겠다고 밝혔다. 오기민 제협 정책위원장(마술피리 대표)은 “표준제작규약은 앞으로 제작자나 투자자가 연기자, 스태프와 계약을 맺을 때 반영하게 할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며 “제작 부분별로 어느 정도의 예산이 적절할지를 계산해 표준제작규약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고비용 구조를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캐스팅의 대안으로 준비하는 연기학교는 제협 회원사들이 출자해 만드는 교육기관으로, 제협은 이창동 감독이 교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강우석 감독이 지난 23일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몇몇 스타 배우를 실명으로 비판한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제협 내부에서 “배우와 제작자 사이의 밥그릇 싸움처럼 비칠 수 있다”며 이번 회견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제작자는 “강 감독이 술자리에서 실명으로 거론한 배우들에 대해 기자회견에서 공식사과를 하기로 어제 논의중에 결정했는데 아무런 언급 없이 넘어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제협쪽 입장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강남에서 모인 매니지먼트협회 준비위원회(회장 정훈탁 싸이더스에이치큐 대표)는 “결의문을 통한 영화제작가협회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는 바이며, 결의문과 관련한 일부에 대해서는 향후 발전적인 형태로 수용해 나갈 것”이라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강 감독을 통해 배우들의 실명이 거론된 사실을 두고서는 “한국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배우들임에도 언론과 대중에게 일방적인 입장만을 전달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또한 실명이 거론된 당사자인 배우 최민식씨와 송강호씨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 일간지에 게재된 강우석 감독의 인터뷰 기사 중 실명과 함께 거론된 잘못된 내용에 대한 사실 해명과 반박 성명서 발표 및 강 감독의 직접적인 사과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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