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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 배우들 돈 밝힌다 발언은 폭언”

등록 2005-06-29 19:38수정 2005-06-29 19:38

29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가 지난 25일 조선일보에 실린 강우석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29일 오전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배우 최민식과 송강호가 지난 25일 조선일보에 실린 강우석 감독의 인터뷰 내용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최민식·송강호씨 기자회견
강감독에 사과 촉구
양쪽 감정싸움 고조
‘제협 제작규약’ 은 수용

“강우석 감독은 책임을 지고 언론을 통해 공식적인 사과를 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배우 최민식(43), 송강호(38)씨는 소속 매니지먼트사 대표들과 함께 2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에 실린 강우석 감독 인터뷰 기사에 대해 반박을 하고 강 감독의 사과를 요구했다. 두 배우는 강 감독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배우들 돈 너무 밝혀요’라는 인터뷰 기사의 서두는 명백한 폭언”이라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문을 연 최민식씨는 “마치 두 배우가 제작비 상승의 원흉인 양 몰아가는 발언에 과연 지금의 제작관행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송강호씨는 “인터뷰에서 배우에게 제작지분 안 준다는 걸 알고 내가 강 감독을 안 만나려고 한다고 했다는데 최근 4년 동안 강 감독이나 시네마서비스로부터 출연 제안을 한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촬영 중인 <괴물>은 120억원 제작비 규모로 5억원의 개런티와 5%의 이익 지분을 받기로 했는데 이게 제작비 전체 규모에서 치명적인 비율인가”라며 “개런티나 지분 문제가 영화계의 여러가지 문제 중에 하나라는 건 인정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전부인 것처럼 왜곡하며 주도 인물로 두 배우를 지목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두 배우는 이와 함께 지난 28일 한국제작가협회(제협)가 발표한 ‘매니지먼트사의 무리한 지분 요구와 공동제작 요구 거절’ 방침에는 공감하며 제협이 ‘표준제작규약’을 마련해 출연료 상한선을 정하면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제협의 결의에 대해 “향후 발전적인 형태로 수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매니지먼트협회 준비위원회의 입장과 같은 맥락에 서있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는 29일 제협의 결의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처럼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무리됐음에도 두 배우가 기자회견을 연 이유는 강우석 감독이 23일 기자들과의 술자리에서 두 배우를 실명으로 거론하며 과도한 개런티와 지분요구에 대해 비판을 했고 이것이 <조선일보>에 배우의 실명과 함께 보도됐기 때문이다.

제작자들은 한국영화 수익율 저하의 한 요인으로 매니지먼트사들의 과도한 개입과 요구를 시정해야 한다는 논의를 오래전부터 해왔다. 지난 24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에 대한 제작자들의 입장을 정리하는 논의가 이뤄졌고 이날 제작자들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에 대한 결의문을 발표하겠다고 언론에 알렸다. 그러나 25일치 신문을 통해 제협 총회 전날 밤 강 감독이 개인적으로 기자들과 술자리를 마련해 두 배우의 개런티와 지분요구 문제를 직설적으로 비판한 사실을 확인한 제작자들은 27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제작자는 “제협이 제기하는 문제의 본질은 매니지먼트사의 지분 요구와 공동제작인데, 강 감독의 인터뷰는 배우 개인의 고액 개런티를 더 문제 삼고 있어 쟁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재논의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작자는 “굳이 구체적인 비판의 표적을 찾는다면 배우들의 출연 여부를 쥐락펴락하는 대형 매니지먼트사가 되어야할 텐데, 독자적으로 움직이다시피 하는 두 배우를 개인적으로 지목해 비판함으로써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자와 배우의 사적 갈등으로 이야기가 호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긴급회의를 통해 28일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열 것인지 말 것인지 토론했던 제작자들은 강 감독이 두 배우에게 공식 사과를 한다는 전제 아래 본래의 취지대로 결의문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보도에 격앙된 두 배우에게도 기자 회견 전날 사과 약속을 알렸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직전 강 감독이 사과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고 배우들은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다음날 강행한 것이다.

제협은 매니지먼트사 단체의 긍정적 답변으로 제작 지분과 공동제작 요구 문제는 일단락됐으며 앞으로 극장 입장료수입 분배 비율(부율) 조정이나 판권 문제 등 영화계의 다른 현안들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배우와 강 감독의 감정 싸움만이 식지않은 불길로 활활 타고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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