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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이웃’이 된 탈북자 그러나 소외된 삶…세계가 공감했다

등록 2011-04-26 20:57수정 2011-04-26 22:52

영화 ‘무산일기’의 한 장면
영화 ‘무산일기’의 한 장면
영화 ‘무산일기’ 국외서 돌풍 왜?
로테르담 등 영화제서 잇단 수상
‘파수꾼’ 등 저예산 영화도 선전
박정범(35) 감독의 전화기는 26일 또 꺼져 있었다. 이달 중순 폴란드영화제에 다녀왔다더니, 2개 영화제가 열리는 미국으로 25일 다시 날아간 것이다.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25’로 시작되는 국내 탈북자의 삶을 다룬 그의 장편데뷔작 <무산일기>는 최근 국외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 돌풍을 일으키면서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비는 불과 8000만원. 상업영화 주연배우 한사람의 출연료에도 못 미치지만, 최근 여섯달 사이에 영화상 7개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10월 수상한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신인감독상인 ‘뉴커런츠’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해 모로코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대상, 네덜란드 로테르담영화제 대상과 국제비평가협회상, 프랑스 도빌아시안영화제 심사위원상, 폴란드 오프플러스카메라국제독립영화제 대상을 받았다. 폴란드에선 제작비를 웃도는 상금 10만달러(한화 약 1억800만원)도 받았다. 현재 미국에 있는 박 감독은 신인감독상 후보에 오른 미국 트라이베카영화제(4월20일~5월2일), 샌프란시스코국제영화제(4월21일~5월5일)에 참석한다. 그 뒤엔 장편 경쟁부문에 진출한 러시아국제영화제(5월23~28일)에도 가야 한다.

<무산일기>는 박 감독과 연세대 체육교육과를 같이 다니다 암으로 숨진 탈북자 친구를 모델로 하고, 여기에 이야기 살을 덧붙인 영화다. 감독이 주인공 ‘전승철’까지 직접 연기한 이 영화는 거리 벽보 등을 붙이며 남한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탈북자의 그늘을 담담하게 쫓아간다.

왜 해외영화제들은 이 영화에 열광할까. 해외배급을 맡은 ‘화인컷’의 권유라 팀장은 “신인감독 같지 않게 감정을 내세우지 않고, 짜임새가 잘 갖춰진 성숙한 데뷔작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했다. “탈북자란 독특한 소재에다, 소외받는 한 개인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사람 이야기여서 해외에서도 공감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본 한 터키 출신 할아버지는 “1970년대 네덜란드에 정착한 나 같은 이주민의 이야기”라며 감독의 손을 덥석 잡기도 했다고 한다.

지난 14일 국내 개봉한 <무산일기>는 상영관이 22곳뿐이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상업영화 100만 관객에 비견되는 1만명을 향해 순항중이다. 이 작품 말고도 최근 국내 영화계엔 저예산 같지 않은 ‘잘 만든’ 독립영화들의 선전이 도드라진다. 제작비 5000만원이 들어간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은 관객 1만8000명을 모으며 두달 가까이 상영중이고, 관객과의 대화를 80차례나 연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도 1만1000여명을 동원하며 지난 24일 두달간 상영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영화사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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