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황해’ ‘북촌방향’도
이창동·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장 맡아 눈길
이창동·봉준호 감독은 심사위원장 맡아 눈길
칸 영화제 11일 개막
김기덕 감독이 연출한 <아리랑>은 ‘감독이 김기덕, 제목이 아리랑’이란 정도만 알려져 있다. 내용과 제작과정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고, 아직 국내 개봉일도 잡혀 있지 않다. “김기덕의 영화세계와 한국영화계의 긴장관계, 갈등을 담은 다큐멘터리”란 추정만 흘러나올 뿐이다. 이나영이 출연한 <비몽> 이후 그가 3년 만에 내놓는 작품이다.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이 작품이 먼저 공개되는 곳은 11일(현지시각) 프랑스에서 개막해 22일 폐막하는 제64회 칸 국제영화제다. 국내에선 김 감독이 극단적인 여성묘사 탓에 종종 불편한 감독으로 평가받지만, 칸은 그의 도발적 영화세계에 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칸은 김 감독의 <아리랑>, 홍상수 감독의 <북촌방향>, 나홍진 감독의 <황해>(사진)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했다. 올해 경쟁 부문에 한편도 초대받지 못한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에 버금가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3편을 출품하게 됐다.
김 감독은 칸영화제 쪽에 제출한 <아리랑>의 대략적 줄거리에 대해 “김기덕에 대한 영화이며 김기덕이 1인 3역을 맡았다… 나를 둘러싼 것들을 썩어문드러지게 하는 집착이란 무엇인가… 나는 당신을 기억하는 나 자신을 죽일 것이다”란 알쏭달쏭한 내용만을 소개했다. 짧은 예고편에는 김 감독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권총을 만들어 장전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2007년 김 감독의 <숨>을 경쟁부문에 초청했던 칸은 이 문제적 영화와 그를 4년 만에 다시 영화제로 불러들였다.
이외에 24살 이정진 감독의 <고스트>가 단편경쟁 부문에, 손태겸 감독의 <야간비행>이 학생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에, 문병곤 감독의 <불멸의 사나이>와 이태호 감독의 <집 앞에서>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에 초청됐다. 특히 이창동 감독은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의 심사위원장을, 봉준호 감독은 신인감독상인 황금카메라상의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배우 장동건은 제작비 300억원 규모의 전쟁 블록버스터 <마이 웨이>(강제규 감독) 제작보고회를 15일 칸에서 연다.
영화제 개막작은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사진)가 선정됐다.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다르덴 형제가 감독한 <더 키드 위드 어 바이크>, 2000년 <어둠 속의 댄서>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 2001년 <아들의 방>으로 황금종려상을 탄 난니 모레티 감독의 <하베무스 파팜> 등 스타감독들이 경쟁부문에서 상을 다툰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한겨레> 자료사진
<미드나잇 인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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