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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도가니, 진실 말하는 영화 기폭제 될 수 있어”

등록 2011-09-29 20:11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영화 <도가니>의 한 장면. <한겨레> 자료사진
흥행에 대한 영화계 반응
선악 분명한 현재진행 사건
관객들 목소리 낼 여지 키워
‘불편한 소재’ 예상 넘어 흥행
다양한 영화 제작 숨통 틔워
장애인 성폭행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감독 황동혁)가 일으킨 흥행돌풍과 사회적 파장을 제작현장의 영화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부분은 뜻밖이라며 놀라워하면서도 한국 영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최재원 ‘위더스필름’ 대표는 29일 “영화쪽 사람들끼리 불편한 소재이고 ‘센’ 배우들이 나오지 않아 ‘빵’ 터질 것 같진 않다고 예측했는데, 빗나갔다”고 했다. “성인·아역배우들의 연기, (주인공이 무기력하게 장애 아동들을 떠나는) 원작 결말과 달리, 관객의 감정을 해소시킬 수 있는 소통 지점을 찾은 연출 구성력 등이 좋았다”는 평가였다.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는 “실화의 힘이 관객 감성과 잘 만난 영화”라며 “영화매체의 이미지가 주는 상상력과 실화가 주는 분노가 응집해 폭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계영 ‘인디스토리’ 홍보·마케팅 팀장은 “원작소설 발간 때보다 사회적 이슈가 더 커진 건 영화가 관객에게 감성적으로 다가오고, 감정을 더 쉽게 이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화에 바탕한 다른 한국 영화들보다 사회적 반향의 체감도가 더 큰 까닭은 뭘까. <도가니> 실화가 ‘선악’이 분명한 현재진행형 사건이어서란 풀이가 나온다.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다룬 <그놈 목소리>(2007),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을 담은 <아이들>(2011) 등이 있었지만, 1990년대 초반 사건이라 관객이 온라인 여론으로 개입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강소영 ‘씨네이천’ 기획팀장은 “<도가니>는 가해자가 해당 학교에 남아 있으며, 관련 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사건이어서 관객들이 목소리를 낼 여지가 컸다”고 말했다. 조계영 팀장도 “선악이 확실한데다 멜로라인 없이 사건을 끝까지 고발하고 있다”며 “‘영화를 보고 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케팅 포인트를 분명히 가져갈 수 있었다”고 짚었다.

<도가니>가 사회적 파장뿐 아니라 수익까지 남기는 사례가 되면, 사회현실을 반영한 소재와 장르들을 더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 반응에 맞추다 보니 전문화한 장르영화들이 많지 않았던” 현실에서 “좀더 공격적인 소재와 장르를 시도하는 분위기가 될 것”(최재원 대표)이란 기대감이다. 안시환 영화평론가는 “진실을 향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영화가 나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충무로에서는 <도가니>에 이은 사회고발성 작품으로 2007년 판사에게 석궁을 쏜 대학교수 사건을 그린 <부러진 화살>(감독 정지영·주연 안성기)이 개봉을 준비중이다. 이 영화는 다음달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사회성 짙거나 실화를 다룬 영화가 일종의 ‘붐’을 타고 제작되진 않을 것이라고 영화인들은 내다본다. 강소영 팀장도 “실화 영화는 실제 사건에 대한 책임감이 따르고, 허구적인 영화보다 표현하고 변주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쉽게 진행할 만한 작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개봉 2주째로 접어드는 <도가니>는 이번 주말도 예매율 1위를 지켰다. 황동혁 감독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15살 관람가로 낮추기 위한 재편집을 하고 있어, 등급이 하향 조정되면 관객층이 더욱 넓어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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