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대응 경계 성명
장애아동 성폭력 실화를 다룬 영화 <도가니>의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제작진이 허구와 실제를 혼동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성명을 이례적으로 냈다.
이들은 3일 ‘제작진 일동’이란 보도자료를 내어 “(영화 속 배경인) ‘무진’이란 지명, 극중 인물과 교회, 상호 등 각종 명칭은 가상이며, 일부 등장인물과 사건 전개엔 영화적 허구가 가미되어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다”면서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거나 유사한 상황에 처한 분들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나 선의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번 성명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등의 차분한 처방보다 감정적 대응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제작진의 생각이 담겨 있다. 또 피해아동에 유리한 증거를 은폐하는 검사 등 영화 속 허구를 사실로 오해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
<도가니>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무진식당’ 등 가상의 지명 ‘무진’을 상호로 사용하거나, 영화 속 (성폭력이 이뤄지는) ‘자애학원’을 학원 명칭으로 쓰는 분들까지 영화 파장 때문에 괜한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가니>는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관객 91만1198명(총 250만1300명)을 모아 같은 기간 국내 상영작 중 관객동원 1위를 지켰다. 손익분기점(130만명)도 2배 가까이 넘겼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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