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근석은 링거를 꽂은 채 헤어숍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인터뷰 장소에 왔다고 했다. 며칠 입원하기도 힘들 만큼 국내외를 넘나드는 스케줄이 빡빡해서다. <이태원 살인사건> 이후 2년 만에 출연한 영화 <너는 펫>에서 김하늘의 ‘애완남’으로 나온다. 프로덕션 루덴스 제공
‘너는 펫’ 주연 장근석
30대 여성 ‘애완남’ 역 맡아
춤추고 노래하며 끼 발산
김하늘과 추는 춤은 직접 짜
‘장근석 앱’으로 대중과 소통도
30대 여성 ‘애완남’ 역 맡아
춤추고 노래하며 끼 발산
김하늘과 추는 춤은 직접 짜
‘장근석 앱’으로 대중과 소통도
-살짝 걱정을 했어요, 장근석씨 인터뷰 기사를 읽지도 않고 신문을 다음 장으로 넘길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는 약간의 불안감.
“풋~. 그 마음 이해해요. 저에 대한 편견 중 하나가 ‘쟤는 항상 힘주고 다닐 것 같다’는 거잖아요. 약해 보이지 않으려고 멋있는 척도 해봤다가 세게 당해도 봤잖아요. 내 마음속에 팩트, 그러니까 사실, 혹은 내실, 진심이 없으면 외면당한다는 걸 잘 알죠. 요즘 (언행이) 외줄 타듯 아슬아슬하다고들 하는데, 원래 이런 애예요. 솔직하고, 직설적이고.”
-팬층이 두텁지만, ‘호불호’도 명확한 편이었죠. 대중이 두루 좋아할 뭔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 적도 있나요?
“아니요. 그럼 나를 잃어버릴 것 같아요. 대중의 예상 경로 안에서만 놀아야 하니까. 피해 주지 않고, 내 삶을 즐기고 싶은 건데, 내 의도와 달리 해석될 땐 무섭기도 해요.”
뻔히 예상되는 틀로 바라보면 배우 장근석(25)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틀만 빠져나오면 사실 더 넓은 공간이 있다는 걸 아는 이 영민한 친구는 자유를 만끽하며 대중과 소통한다. 토크쇼에서 얌전빼지 않고 춤을 추고,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아 우는 김하늘 옆에서 ‘브이(V)자’를 그리고, 얼마 전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에선 “월드프린스(세계의 왕자) 못할 것 같아?”라고 소리친다.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인데, 월드프린스도 멀지 않았단 자신감?
“업되어 잘난 척한다는 분도 있을 텐데, 그렇게 공개적으로 던져놓으면 책임을 지도록 열심히 할 수 있잖아요. 젊으니까. 자신있게 던져볼 수 있는 거죠.”
장근석이 좋든 싫든 지금의 그를 외면하면 아시아 대중문화의 판도 변화를 놓친다. ‘근짱’으로 불리는 그는 일본에서 ‘욘사마’ 배용준의 인기를 넘본다. 물론 그는 “팬층은 배용준 선배님보다 넓은 것 같지만, 사회문화적 혁명이었던 욘사마와의 동등비교 따위는 맞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는 몰려든 팬들의 사고가 우려된다며 일본공항한테서 두차례 ‘당부성 경고’를 받을 정도이고, 일본에 가면 매체당 대여섯명의 파파라치가 따라붙는다. 지난 4월 일본에서 발매한 데뷔 싱글앨범 ‘렛 미 크라이’로 음반 인기순위 ‘오리콘차트’ 일간, 주간 1위도 차지했다. 일본, 중국, 타이 등에서 초콜릿, 사탕, 의류 광고모델을 하며 인기권역을 넓히고 있다.
-왜 환호할까? “(제가 출연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일본 등에 소개되면서 기폭제가 됐고, 또 제가 숨어다니지 않잖아요. 은둔하고, 칩거하고, 마스크 쓰고, 모자 눌러쓰고 다니지 않거든요. 적극적으로 대중과 만나니까요.” 일본 언론들은 “소유하고 싶은 예쁜 외모이면서 섹시하고, 장난꾸러기 같으며, 거리낌 없이 에너지를 표출하는 엔터테이너”라고 평한다. 스마트폰에 내려받는 ‘장근석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해 대중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개념의 배우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10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너는 펫>(감독 김병곤)은 장근석이 국내외 팬을 공략하는 작품이다. 일본에선 내년 1월에 상영한다. 30대 여성(김하늘)의 ‘애완남’이 돼 같이 기거하며 점차 사랑이 싹트는 이야기다. 어린 꽃미남을 ‘펫’(애완동물)처럼 곁에 두고 싶은 여성들의 로망을 건드린다. 뮤지컬 안무가 ‘강인호’를 맡은 그는 영화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끼를 발산한다. 영화 막판 김하늘과 추는 춤은 직접 안무를 짰다. ‘남성+남성 관객’ ‘장근석을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남성’들은 난감할 영화일 수 있지만, 팬들에겐 ‘장근석 종합선물세트’ 영화다. “내가 오글거린다고 카메라 앞에서 뻘쭘하면 관객들이 더 역겹겠죠. 당당하게 밀고 나갔죠. 그다음엔 어떤 오글거림이 있나. 얘가 그 다음엔 그 오글거림을 어떻게 정면돌파하나, 궁금함이 생길 정도로.” 그는 “좀 느슨해진 장근석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자유롭게 논 영화”라며 “이렇게 깨방정 떠는 영화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장근석은 “관객들이 돈 내고 영화를 선택할 만한 배우인가 스스로 의심이 드는데, 로맨틱 코미디 대표선수인 (김)하늘이 누나가 출연해 다행”이라고 고마워했다. 작사·작곡도 하는 그는 래퍼 ‘버벌진트’의 음악뿐 아니라, 요즘 ‘세상은 요지경’, ‘타타타’, 듀스, 서태지, 공일오비(015B) 등의 옛 노래도 많이 듣는다. 송창식·윤형주가 부른 ‘웨딩케익’은 “너무 애절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장근석과 ‘세상은 요지경’의 조합이라니. 5일 오전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런 기자의 머릿속이 대충 짐작 간다는 듯, “얘가 다음엔 또 뭘 할까, 더 궁금해지죠?”라고 물으며 큭큭 웃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왜 환호할까? “(제가 출연한) 드라마 <미남이시네요>가 일본 등에 소개되면서 기폭제가 됐고, 또 제가 숨어다니지 않잖아요. 은둔하고, 칩거하고, 마스크 쓰고, 모자 눌러쓰고 다니지 않거든요. 적극적으로 대중과 만나니까요.” 일본 언론들은 “소유하고 싶은 예쁜 외모이면서 섹시하고, 장난꾸러기 같으며, 거리낌 없이 에너지를 표출하는 엔터테이너”라고 평한다. 스마트폰에 내려받는 ‘장근석 애플리케이션’까지 출시해 대중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개념의 배우에게 열광하는 것이다. 10일 개봉하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너는 펫>(감독 김병곤)은 장근석이 국내외 팬을 공략하는 작품이다. 일본에선 내년 1월에 상영한다. 30대 여성(김하늘)의 ‘애완남’이 돼 같이 기거하며 점차 사랑이 싹트는 이야기다. 어린 꽃미남을 ‘펫’(애완동물)처럼 곁에 두고 싶은 여성들의 로망을 건드린다. 뮤지컬 안무가 ‘강인호’를 맡은 그는 영화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끼를 발산한다. 영화 막판 김하늘과 추는 춤은 직접 안무를 짰다. ‘남성+남성 관객’ ‘장근석을 좋아하는 여자친구의 남성’들은 난감할 영화일 수 있지만, 팬들에겐 ‘장근석 종합선물세트’ 영화다. “내가 오글거린다고 카메라 앞에서 뻘쭘하면 관객들이 더 역겹겠죠. 당당하게 밀고 나갔죠. 그다음엔 어떤 오글거림이 있나. 얘가 그 다음엔 그 오글거림을 어떻게 정면돌파하나, 궁금함이 생길 정도로.” 그는 “좀 느슨해진 장근석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정말 자유롭게 논 영화”라며 “이렇게 깨방정 떠는 영화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장근석은 “관객들이 돈 내고 영화를 선택할 만한 배우인가 스스로 의심이 드는데, 로맨틱 코미디 대표선수인 (김)하늘이 누나가 출연해 다행”이라고 고마워했다. 작사·작곡도 하는 그는 래퍼 ‘버벌진트’의 음악뿐 아니라, 요즘 ‘세상은 요지경’, ‘타타타’, 듀스, 서태지, 공일오비(015B) 등의 옛 노래도 많이 듣는다. 송창식·윤형주가 부른 ‘웨딩케익’은 “너무 애절해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장근석과 ‘세상은 요지경’의 조합이라니. 5일 오전 서울 시내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런 기자의 머릿속이 대충 짐작 간다는 듯, “얘가 다음엔 또 뭘 할까, 더 궁금해지죠?”라고 물으며 큭큭 웃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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