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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브래드 핏 ‘머니볼’로 홈런 노리다

등록 2011-11-13 20:10

개봉 앞두고 15일 하루 방한
뭔가 있는, 저연봉 선수 모아
4년 연속 PS 진출 성과 올린
가난한 야구구단 단장 역할
마흔아홉…물오른 연기력
한 인간의 도전·집념 그려내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핏(49)이 15일 처음 내한한다. 아내인 여배우 앤절리나 졸리를 동반하지 않고 홀로 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7일 개봉하는 영화 <머니볼>(감독 베넷 밀러) 홍보를 위해서다. 그는 기자회견 등 공식일정을 하루 안에 끝내고 떠날 예정이다. 같은 영화 홍보차 지난 8일 앤절리나 졸리와 자녀 6명을 데리고 일본에 입국해 2박3일 시간을 보낸 것과 비교하면 한국 팬들로선 아쉬움이 남는 일정이다.

<머니볼>은 2000년대 초반 미국 메이저리그 돌풍을 일으킨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선수들과 다른 팀들이 눈여겨보지 않던 그들을 기용한 빌리 빈 단장의 실화를 다룬다. 브래드 핏이 빈 단장 역을 맡았다. 미국의 르포작가 마이클 루이스가 빈 단장의 성공신화를 써 베스트셀러가 된 <머니볼>(2003년)을 영화의 제목으로 삼았다.

빈 단장은 연봉이 적지만, 야구통계상 팀에 기여할 가치가 높은 선수들을 모아 성적을 내는 ‘저비용·고효율’의 ‘머니볼 이론’을 메이저리그에 적용한 인물이다.

타율과 수비력이 좋고, 뛰기도 잘해 연봉이 높은 선수들 대신, 발이 느려도 볼넷을 잘 골라내 살아나갈 확률이 높은 저연봉 선수 등을 찾아냈다. 그는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오피에스(OPS) 통계수치’가 높은 선수를 선호했다. 많이 살아나가면(출루율) 팀의 득점 기회가 높아지고, 장타가 많으면 득점 생산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빈 단장은 수비는 못하지만 출루율이 높은 선수, 폼은 엉성해도 볼넷을 골라낼 눈은 좋은 선수, 체력이 달려도 ‘한방’을 쳐낼 수 있는 선수 등을 긁어모았다. 그는 하위팀이던 구단을 맡아 2000~2003년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2002년엔 아메리칸리그 역사상 최초로 20연승도 기록했다. 특히 그는 기량이 절정에 이른 선수들의 가치가 떨어지기 전에 다른 구단에 고액에 팔아 구단의 열악한 곳간을 채웠다.

그러나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경영계의 모델처럼 떠오른 빈 단장의 ‘머니볼 이론’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머니볼 이론’이 가난한 구단의 극단적인 처방전이긴 하지만,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채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는 경영계 수익논리에 기여하는 운영이론이란 주장도 있다.

하지만 영화 <머니볼>은 이런 ‘머니볼 이론’과 ‘야구통계’의 허실을 모르는 관객들도 가슴 찡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뉴욕 양키스처럼 돈 많은 구단들과 다르게 운영하기 위해 기존 통념과 맞선 한 인물의 도전과 집념을 담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독단적으로까지 비치는 빈 단장과 감독·스카우터들 사이의 충돌, 비주류 선수들의 무기력함을 딛고 부자 구단들에 이기는 장면들은 야구 소재의 영화로서도 흥미롭다. 그러나 <머니볼>은 변화를 갈망했던 한 인물의 집념을 돋보이게 하는 데 이런 장면들을 더 극적으로 소비시키는 영화에 가깝다.

<소셜 네트워크>를 쓴 에런 소킨과 <쉰들러리스트> 등을 쓴 스티븐 자일리언이 공동으로 작업한 시나리오는 야구팬이 아니어도 극에 집중하는 구성력을 보여준다. ‘섹시가이’로 불렸던 브래드 핏은 현재 연기력의 나이테가 이 정도까지 차곡차곡 쌓여왔음을 이 영화에서 확인시킨다. 그는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로 2007년 이탈리아 베니스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탔고, 주연으로 출연한 <트리 오브 라이프>가 올해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받는 등 최근 들어 주류 할리우드 영화와는 거리가 먼 작품을 선택해왔다.


브래드 핏은 아직까지 아카데미영화제 남우주연상(오스카상) 수상 경험이 없다. 하지만 <머니볼>로 내년 오스카상 유력 후보에 올랐다는 말이 나올 만큼 나이 오십을 앞둔 그의 연기는 강렬하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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